19살 미소녀 '제이(마이카 먼로)'는 새로 사귄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한 이후부터 무언가가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이에게만 보이는 그 무엇은 때로는 나체의 여인으로, 때로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때로는 친한 친구의 모습으로 그녀를 따라온다. 어디서 오는지도 알 수 없고 속도가 빠르지도 않다. 하지만 일상에서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덧 지척에 와 있다. 다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만을 바라보며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집요하게 다가온다.
정체불명의 이것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그것에 닿는 순간 끔찍한 일이 벌어지리라는 것. 그리고 제이가 어디까지 도망치더라도 그것이 결국 그녀를 찾아내리라는 것이다. 영화 '팔로우(사진)'는 선혈이 낭자한 끔찍함이나 괴이한 현상을 보여줌으로써 깜짝 놀라게 하는 종류의 공포 영화는 아니다. 호흡은 느리고 이미지도 흐릿한 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불길함과 불안함은 떨치기 어렵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정체불명의 '무엇'이 마음 깊숙한 어둠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끝내 나를 찾아오고야 마는 그 어떤 것. 이 '확실성'에서 비롯되는 공포는 인간이 죽음에 대해 느끼게 되는 두려움과 사뭇 닮아있다.
몽환적인 느낌의 영상미와 얼핏 불협화음처럼 들려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일렉트로닉풍의 음악은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 적절히 사용됐다. 특히 시대를 감지하기 힘든 독특한 톤의 영상은 미국의 유명 연출사진작가 그레고리 크루드슨이 창조해 낸, 아름다우면서도 불길한 느낌을 주는 사진 세계를 연상시킨다. 실제 감독은 그의 사진을 많이 참고해 영화세트를 완성했다고 한다. 4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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