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12일 “무인기 사건의 ‘북 소행’ 관련설은 철두철미 미국과 괴뢰들이 함께 날조해냈던 천안호(천안함) 사건의 재판인 반공화국 모략극”이라고 성토했다. 무인기 사건과 천안함 피격 사건을 연계시키며 우리 국민 일부가 제기하고 있는 ‘천안함 음모론’을 또다시 거론한 것이다.
북한 국방위원회 또한 전날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북의것’이라는 것을 비롯하여 북소행설을 들고나오려면 우리가 제기한 공동조사요구를 군말없이 받아물고 응해나오라”며 우리측을 비난했다. 무엇보다 북한은 무인기 사건 조사 결과를 “세월호 참사로 정권 위기가 닥쳐오자 그로부터의 출로를 찾으려는 속셈”이라며 “6·4 지방선거에서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무인기 사건을 통해 북풍 조작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박근혜 정부를 향한 비방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에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계속 거짓말하는 역사퇴행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로 있을 수 없는 나라”라며 “적반하장격의 억지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월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상호비방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정부 공식 발언으로는 유난히 강도가 센 것이다. 북한은 지난 3월 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한 것을 비난하며 합의를 먼저 깨트리긴 했지만, 김 대변인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편 북한은 세월호 참사 이후 물리적 도발을 자제하며 남남갈등 부채질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두달간 중거리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하고 단속정 2척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등 물리적 도발을 이어갔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지난달 29일 실시한 해상사격훈련이 전부다. 이또한 지난 3월의 사격훈련시 500여발을 발사했던 것을 감안하면, 발사량도 10분의 1 수준에 NLL 이남으로 떨어진 포탄도 없어 무력시위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세월호 참사로 휘청이는 박근혜 정부에게 무력 도발을 통한 일종의 ‘출구’를 만들어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자신들의 체제 존엄 수호를 위해 대남 비방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4차 핵실험 같은 물리적 도발 카드는 당분간 선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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