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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리조트 '차이나머니 특수'
입력2010-10-17 12:16:49
수정
2010.10.17 12:16:49
'라온콘도' 분양권에 3개월간 536억원 몰려<br>中 기업과 합작해 요트텔 등 건립사업도 활기
지난 7월18일 제주시 한경면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라온골프클럽 클럽하우스에는 중국인 40여명이 몰려 시끌벅적했다. 이들은 라온레저개발이 짓는 휴양 리조트의 콘도 '라온프라이빗타운'을 구경하려고 전날 전세기를 타고 온 중국 투자자들이다. 투자 설명회 시간에는 눈이 초롱초롱해진 가운데 진지한 표정들이었다. 이들 중국 큰손 중 일부는 현장에서 콘도를 계약하기도 했다.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차이나머니가 한국의 부동산은 물론 금융, 게임 시장 전반으로 급속하게 유입되고 있다. 외국자본 유치를 통한 내수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러다간 중국 자본에 잠식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제주도가 통째로 중국에 팔리는 것 아냐?
현재 제주 리조트 중 라온리조트가 중국 투자자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다. 5월부터 현지 업체를 통해 중국 투자자를 모집해 가계약 형태로 58건 306억900만원, 6월 42건 189억8,700만원의 투자 상담을 이끌어 냈다. 7월 실시한 투자 설명회에서는 40억890만원 규모의 분양계약을 성사시켰다. 지금까지 총 108건 536억490만원의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콘도 한 채당 가격은 3억~5억원 가량이다.
제주의 다른 리조트업계도 중국 투자자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서해종합건설의 경우 제주도에 100만㎡(30만평) 부지에 회원제 골프장 18홀에 빌라, 승마장, 요트장까지 갖춘 골프빌리지 아덴힐을 분양 중이다. 빌라 중 338㎡(102.2평)의 분양가가 20억원에 이를 정도의 호화 골프 빌리지로 이 회사 역시 중국인 부호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제주도는 또 중국 헤이룽장성 소재 번마그룹이 중국 대외투자 최종 승인기관인 상무부로부터 합작투자 승인을 받아 제주시 이호동 해안에 추진하는 이호유원지 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번마그룹의 합작투자액 3억달러 가운데 1단계 투자액인 9,800만달러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제주이호랜드㈜가 30%, 번마그룹이 70%의 투자지분으로 참여해 가족호텔, 요트와 호텔이 겸비된 요트텔 등이 추진된다.
한국 행정기관도 중국 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2월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부동산투자자 영주권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제주도에서 50만달러 이상의 휴양형 리조트 등을 구입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로 중국인 투자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제주까지 지리적으로 가깝고 풍경이 아름다운 것도 제주 투자의 매력으로 꼽힌다. 제주관광공사 등도 지난달 열린 2010 베이징 국제부동산 박람회에 제주관을 설치, 제주도 부동산투자 유치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채권ㆍ증시ㆍ게임 돈되는 곳이라면…
국내 채권ㆍ증시에도 차이나머니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9월말 현재 중국은 올해 국내 채권에 3조 2,780억원을 순투자했다. 순투자는 매수에서 매도를 뺀 순매수에서 만기 상환까지 감안한 것이다. 작년 말 1조8,726억원이었던 중국의 우리나라 채권 보유액이 올해 들어 2배가 넘은 것이다.
중국 자금은 우리나라 채권뿐 아니라 주식도 사들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액은 1조9,421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4,865억원보다 30.6% 늘었다.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0.6%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보유금액 증가율은 호주(33.0%)에 이어 2위를 할 정도로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 8월 각각 149억원과 129억원 순매수에 그쳤던 것에 반해 9월에는 976억원을 사들여 한 달 만에 무려 656.6%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중국계 자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채권을 집중 매수한데 이어 국내 증시에도 본격 유입되는 양상이다.
미국의 경제 위상이 예전 같지 않자 중국이 달러화 자산을 내다팔고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다른 국가의 통화자산 매입에 나서면서 한국 국채와 주식 및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외국자금의 대거 유입으로 부작용도 우려된다. 원화가치의 강세로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
고부가가치 콘텐츠산업으로 각광받는 게임산업까지 황색 자본으로 물들고 있다. 중국 게임자본의 유입으로 국내 게임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샨다와 텐센트가 국내 유망한 게임개발사를 사들이는 등 중국자본 유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내 게임개발사 액토즈게임즈를 인수한 샨다는 최근 온라인게임 '드래곤 네스트'로 알려진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인수했고 텐센트가 참여하는 캡스톤벤처펀드는 넥스트플레이, 스튜디오혼 등 국내 7개 개발사에 지금까지 총 180여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유통되는 중국 온라인 게임물도 늘어나 등급결정 건수는 지난 2008년 5건에서 2009년에 18건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19건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온라인 게임의 등급결정 건수는 2007년 2,037건에서 지난해 1,621건으로 크게 줄었으며 올해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64건에 머무는 등 국내 신규 게임 창작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한국 정동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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