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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이 재미없는 스포츠라고..." 그렇지 않다. 육상도 룰과 관전포인트를 알고 경기를 관람하면 매우 흥미있는 스포츠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뛰어야 하는 육상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만큼 가장 감동적인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육상과 좀 더 친숙해지기 위해 재미있는 육상이야기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마라톤 코스가 42.195km로 정해진 사연은 무엇일까.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당시 영국의 메리 공주가 스타트를 구경하고 싶으니 출발점을 윈저성 황실 육아실 창 아래로 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때문에 마라톤 코스는 미리 정해진 길이보다 길어졌다고 한다. 메리 공주의 엉뚱한 요청에 따라 결정된 42.195km는 16년 뒤 마라톤 정규 코스 길이로 공인을 받아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육상 종목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폭발적인 스피드의 100m. 현재 남자 100m 세계기록은 9.58초다. 이 순간적인 시간은 보통사람이 숨을 세 번 쉬는 것보다 짧은 시간으로, 100m 경기가 열리는 순간은 선수와 관중 모두 호흡조차 멈추며 압축된 긴장감을 표출한다. 곡선와 직선이 어우러진 200m는 육상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종목이다. 200m는 육상 종목중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200m는 100m에서 맛볼 수 없는 묘미가 있다. 100m는 직선 주로를 9초대로 몰아치는 폭발적인 스피드가 매력이라면, 200m는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코스를 100m를 능가하는 속도로 주파하며 보는 이들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 한국은 육상 종목의 우승과 거리가 먼 것일까. 적어도 마라톤에서는 역사적으로 한국이 강국이다. 비록 일장기를 달고 달릴 수 밖에 없었지만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우승했고, 1950년 보스턴 마라톤에서는 함기용ㆍ송길윤ㆍ최윤칠 선수가 1~3위를 모두 휩쓸었다.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우승했고, 다음 올림픽인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이봉주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며 '마라톤 강국'의 여세를 이어갔다. 자료를 찾는 약간의 수고만 한다면 육상 경기를 좀 더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다. 해당 종목에서 세계 1인자는 누구인지, 그에 맞서는 2ㆍ3위는 누구인지를 알고 보면 경기는 더 흥미롭다. 또 각 종목의 한국 선수들의 기록과 특징, 아시아권 최고 선수는 누구인지, 그리고 세계기록과 아시아기록 및 한국기록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미리 알아 두면 더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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