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헤지펀드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변화는 의도하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1937년에 일어났던 증시 폭락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1937년은 1929년 증시 폭락을 겪은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4년간의 돈 풀기를 끝낸 해다. 1929년 주식시장 급락과 함께 대공황을 맞은 미국은 각종 부양책을 실시했고 미 증시는 1935년부터 1937년까지 132%나 급등했다. 이에 연준은 서둘러 금리를 올려 긴축에 돌입했지만 섣부른 정책은 오히려 부작용만 낳았다. 당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분의1토막이 났고 이듬해까지 시장침체는 지속됐다.
달리오와 함께 보고서를 작성한 마크 디너도 연준이 금리 인상 후 상황이 잘못됐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도 연준도 긴축정책이 어떻게 상황을 바꿔놓을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다만 연준은 상황이 잘못됐을 때 어떻게 이를 제대로 고쳐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도 뭄바이의 한 연설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시장에 2013년 같은 긴축 발작(테이퍼탠트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어서 더 우려된다"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도 연준의 긴축정책이 달러 강세와 함께 신흥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시장은 연준이 18일(현지시간) 금리·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발표할 성명에서 금리 인상과 관련해 '인내심(patient)' 문구를 뺄 경우 이르면 오는 6월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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