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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QE)에 따른 막대한 보유채권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줄이는 데 5~8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현행 2%에서 올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채권축소는 점진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양적완화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연준이 보유한 채권은 지난 2007년 8,000억달러에서 4조5,000억달러까지 늘었다. 옐런 의장은 보유채권 축소폭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지금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연준 고위인사가 연준의 포트폴리오 정상화 시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P모건은 앞서 연준의 포트폴리오 정상화에 7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제시한 시간표는 시장 전망과도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에나 포트폴리오 축소에 나설 것"이라며 "제로금리는 양적완화 완전 종료 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단기간 내 채권회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현행 2%인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높여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옐런 의장은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우려는 있지만 목표치를 2%보다 상향하는 데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해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연준에 인플레이션 목표치 상향을 주장하고 있다. 또 옐런 의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역점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노동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면서도 "고용에는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일지에는 의문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이날 월가 금융회사들의 통폐합 규모를 제한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연준의 규제방안은 통합한 금융회사의 총부채가 월가의 모든 금융회사가 안고 있는 부채의 10%를 넘길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 집계를 인용해 월가 금융회사들의 부채가 총 18조달러로 추산된다며 특정 통폐합 금융회사의 부채는 1조8,000억달러를 넘길 수 없다고 전했다. 적용 대상은 은행과 은행 지주회사, 저축대부기관, 월가에 진출한 외국 은행 및 예금보험기관이다. 연준 산하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가 '금융 시스템(에 중요한) 기관'으로 지정한 비은행 금융사도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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