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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허점 투성이 자원개발 공시

지난 11월23일 코스닥 상장업체 테라리소스가 러시아 가스트레이드사와 517억원의 원유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그날 통화한 테라리소스의 한 직원은 "회사 내에서 우리 회사가 시가총액 1조원 기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흥분했다. 테라리소스 관련 기사가 나간 다음날 몇몇 지인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유 자금을 테라리소스에 투자해도 괜찮겠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선뜻 추천을 하기가 망설여졌다. 테라리소스는 몇 년 전부터 자원개발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한 상태여서 과연 그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라리소스는 2008년부터 러시아에서 자원개발을 한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을 설레게 했다. 3월에는 중국 시노펙과 함께 연 4,000억원 규모의 설비를 갖췄다고 공시해 엄청나게 큰 사업을 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줬다.

그러나 정작 공개된 공급 규모는 500억원에 불과해 그동안 높아질 대로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 같은 실망은 바로 주가에 반영됐다. 테라리소스는 공시 당일인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1,68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약발은 그 뿐이었다. 이후 테라리소스는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현재는 1,380원선까지 추락했다.



자원개발업체에 대한 실망은 이 뿐만이 아니다. 6일에는 대한뉴팜이 카자흐스탄 무나일리광구에서 원유 상업생산이 시작됐다고 발표했지만 생산량이 너무 적어 주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공시는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알려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자원 관련 공시는 허점투성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공시규정을 개정했지만 4월 이전에 자원개발을 알린 기업들은 이후 진행사항을 알리지 않아도 되도록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그러다 보니 해당 업체가 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에도 관련 공시를 하지 않아 투자자들은 사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자원개발은 한번에 대박이 터질 수도 쪽박을 찰 수도 있는 사업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자원개발 관련 공시제도를 다시 한번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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