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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양공의 어진 마음
입력2002-07-03 00:00:00
수정
2002.07.03 00:00:00
춘추시대 중국 송(宋)나라는 진(晋), 제(齊), 초(楚)등 다른 제후국에 비해 국력이 약했다. 그런데 그 군주인 양공(襄公)은 스스로가 인덕(仁德)이 높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다른 제후국들을 거느리는 패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 만큼 그는 전쟁터에 나가서도 인의(仁義)를 강조했다.
군사력이 강한 초 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을 때 일이다. 초의 대군이 강을 건너오는 것을 보고 부장이 "적군이 강을 반쯤 건넜을 때 공격을 해야합니다"하고 건의하자 송공은 "너는 인의도 모르느냐. 어찌 강을 건너는 적을 칠 수 있단 말이냐"고 꾸짖었다.
초군이 강을 건너 진을 구축하는 것을 보고 부장이 다시 "적군이 진을 치기 전에 무찔러야 합니다"고 주장하자 부장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너는 어찌 적을 치는 일시적 이익만 탐하고 만세의 인의를 모르느냐. 어찌 진도 치지 못한 적을 공격할 수 있단 말이냐"하고 꾸짖었다.
결국 초군이 진지를 구축할 때까지 기다려 공세를 취했으나 송군이 여지없이 패하고 송 양공은 중상을 입었다. 이로부터 어리석게 과도한 인정을 베푸는 것을 빗대는 말로 '송양공의 어진 마음'(宋襄之仁)이란 말이 생겨났다.
서해 바다에서 남북 해군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져 우리측 고속정 한 척이 침몰하고 2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한다. 이 사건으로 서해 항로가 한때 폐쇄되고 어민들이 며칠동안 출어를 못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한다.
남과 북의 관계는 비록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상징하듯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고 특히 우리의 대북 지원사업이 활발해 자칫 우리가 북과 대치중이란 사실을 잊기 쉽지만 아직도 엄연한 휴전상태다.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고 언제 다시 불이 붙을지 모르는 조심스런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런 마당에 북측이 까닭도 없이 선제공격을 해 왔다니 그 의도가 무엇인지 당혹스러운 것은 물론이지만 우리측의 자세에도 납득 안가는 대목이 없지 않다.
한쪽에서는 전사한 장병들의 영결식을 치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 돕기 행사인 금강산 관광을 보냈다니 말이다. 너무 마음이 어진 것인지 아니면 생각이 깊은 것인지 헷갈린다.
신성순(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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