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경기도 아파트 값이 4.6% 오른 반면 이 지역 새 아파트 분양가는 2배가량 높은 9.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 역시 이 기간 동안 분양가격이 7% 이상 상승하며 분양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규 아파트 청약 열기가 지속되면서 인근보다 시세가 싼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이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물량이 속속 선보이면서 분양가 상승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년간 매매가 5.0% 상승, 분양가는 8.9% 올라=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3.3㎡당 평균 분양가는 967만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2·4분기 888만원보다 79만원(8.9% 상승) 올랐다. 전용면적 84㎡(33평) 아파트 기준으로 2,600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 기간 동안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904만원에서 949만원으로 5.0%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분양가 상승을 주도한 지역은 경기도와 지방이다. 경기는 978만원에서 1,068만원으로 9.2%, 지방은 759만원에서 815만원으로 7.4% 올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도와 지방의 분양가 상승 폭이 매매가 상승 속도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년간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는 4.6%, 지방은 6.7%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 폭이 아파트 매매가 상승 폭의 최대 2배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109만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982만원 수준에 비해 10% 이상 오른 수치다. 광교신도시에서도 지난해 11월 '광교 힐스테이트'가 3.3㎡당 1,540만원선에 분양했으나 지난달 말 청약을 받은 광교 아이파크는 1,597만원에도 성황리에 분양했다.
분양가를 올리기 '꼼수'도 늘고 있다. 발코니 확장, 붙박이장, 천장형 에어컨 설치 등 옵션을 유료로 바꾸거나 반대로 무상 옵션을 앞세워 고분양가를 가리는 식이다.
◇하반기 서울 강남권 재건축 변수=서울 지역 평균 분양가는 최근 1년 동안 3.3㎡당 1,937만원에서 1,655만원으로 하락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강남권 재건축 분양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서울에서 분양가가 대폭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분양 예정인 강남구 대치동 '대치국제'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까지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역시 지난해 3.3㎡당 2,500만원선이 내정가였으나 현재 2,800만원 이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강남 재건축은 물론이고 광교나 김포, 하남 등 인기 신도시의 신규 단지는 하반기에도 분양가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승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청약 열기 등을 고려해볼 때 어느 정도 분양가 상승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진다"며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청약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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