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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입사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높은 연봉에 정년보장,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강도, 높은 복리후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곳에 입사하려면 보통 10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흔히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과 국책은행에 올해 입사하는 데 성공한 새내기 직장인 2명을 만나 취업 준비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처음부터 목표를 뚜렷이 하고 자신이 지원하는 곳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해 맞춤식 준비를 한 것이 주효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수출보험공사 환변동관리부 전경진씨
금융지식 쌓으려 꾸준히 경제지 정독
한은 '통계교실'·모의투자대회도 참가
예전직장 근무 경험도 도움됐죠 “요즘 환율변동 폭이 커서 정신이 없지만 그 만큼 일을 빨리 배우고 있습니다. 매일 환율과 관련 거시변수를 분석하면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올 2월 한국수출보험공사에 입사한 전경진(28)씨는 환변동관리부 딜링팀에 배치받았다. 환변동보험 상품을 선물환이나 옵션 거래를 통해 리스크 헤지, 수출기업이 환율 변동으로 입는 손실을 보상해 적극적인 수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외환시장의 딜러와 같은 일을 하는 셈이다. 전씨는 “아직 입사한지 얼마 안돼 선배들이 쪼개주는 소액 거래를 주로 하고 있다”면서도 “대기업에 비해 경영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수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거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플랜트ㆍ투자개발사업ㆍ선박 등 중장기 사업부문에서도 일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4학년이던 지난 2006년 수출보험공사에 지원했다가 최종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수출보험공사를 목표로 준비해 온 전씨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진로를 선택할 때 전문성ㆍ공익성ㆍ성장성을 가치 판단기준으로 삼았어요. 수출보험공사는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회사였어요. 공사 입사전형 중 가장 중요한 단계인 전공 필기시험은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정도의 수준 높은 전공지식을 요구합니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평소 관심이 많았던 금융분야 지식을 쌓기 위해 경제지를 꾸준히 읽었습니다.” 전씨는 실물경제를 익히기 위해 방학 때는 한국은행에서 주최한 ‘통계교실’이나 증권회사에서 주최한 모의 투자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수출보험공사 입사에 대한 열망이 컸던 그는 부족한 점을 보완한 뒤 재도전하기로 하고 사회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해 초 생활용품 업체에 입사했다. 운 좋게 경영전략팀에 들어가 신입사원으로서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공사 입사 준비를 한 전씨는 올 초 1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수출보험공사 입사에 성공했다. “전 남들처럼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도 아니고 자격증도 없어요. 이른바 화려한 ‘스펙(Specificationㆍ학력 등 외적 요건)’을 가지고 있는 편이 아니지요. 면접 과정에서 무엇보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직장 경험이 어필했던 것 같아요. 자신이 지원하는 곳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꾸준히 준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출보험공사의 대졸 초임 연봉은 3,500만원 선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업한데 대해 소감을 묻자 전씨는 “연봉이나 정년 보장, 복리후생 등도 취업기준이 될 수 있지만 세계 유수의 기관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더욱 끌렸다”면서 “요즘은 공기업도 내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자기계발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최근 외환관리사 1차 필기시험에 합격, 2차 실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해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도 배우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전대금융실 윤채형씨
국제화프로그램 통해 영어능력 키워
신문읽고 시사이슈 꾸준히 정리
모의 면접 통해 토론능력도 키워 “국책은행에 입사했다는 것보다는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취직을 해 부모님이 크게 기뻐하셨어요. 입사지원서만 100곳 넘게 냈는데 최종 면접까지 간 경우는 5~6곳에 불과했거든요.” 1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수출입은행에 입사해 이 달 부터 전대금융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윤채형(26)씨. 그는 요즘 시중은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대(轉貸)업무를 맡게 된데 대해 기대감이 크다. 전대금융은 수입자의 거래은행에 수입자금을 대출하고 외국은행은 그 자금을 수입자에게 다시 빌려줘 수출을 촉진하게 하는 수출입금융의 한 종류다. 윤씨는 현재 러시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일반 상업은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업무라는 점과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해 8월 지방 국립대학을 졸업했다. 경제통상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평소 금융산업 전반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수출입은행이 전국 각 대학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열린강좌’를 들은 뒤 국제금융 관련 분야로 진로를 결정했다. 준비는 착실했다. 특히 윤씨는 수출입은행에 입사해 국제업무를 수행하려면 외국어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영어 실력을 키우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단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나름의 ‘국제화 프로그램 참여계획’을 짰다. 1학년 때는 외국어 공부와 교환학생 지원을 위한 학점 관리를 하고 2ㆍ3학년 때는 두 가지 이상의 국제화 프로그램과 사회활동 참여를 통한 경력개발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윤씨는 미군 가정의 한국문화 적응을 돕는 ‘프렌드십 서클(Friendship circle)’이라는 국제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영어 능력을 키우고 아르바이트 역시 오페라하우스에서 외국인 관람객의 통역을 돕는 일을 하는 등 치밀하게 ‘경력관리’를 했다. 2005년에는 교환학생으로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1년간 공부하면서 영어 실력을 다졌다. 이처럼 착실하게 준비했지만 윤씨는 지난해 수출입은행 입사 전형에서 막판 탈락했다. “제가 부족한게 뭘까 곰곰히 생각해 봤어요. 전공지식이나 영어회화에서는 크게 뒤질게 없지만 토론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신문을 꼼꼼히 읽고 시사 이슈에 대해 제 생각과 견해를 정리해서 꾸준히 기록했어요. 동료들과 토론도 하고 모의 면접도 자주 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했습니다.” 윤씨는 면접 과정에서 여느 지원자들보다 수출입은행에 대해 많은 애정과 관심이 있다는 것을 특히 강조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수출입은행의 뉴스레터를 꾸준히 받아보며 해당 은행업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고 대학 재학 때 수강과목도 일부러 수출입은행 업무와 연관된 과목을 집중적으로 이수했다. “먼저 목표를 정하는게 중요해요. 자신이 원하는 일과 가고 싶은 직장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저학년 때부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준비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의 대졸 초임은 3,300만원 선. 개인 학습비도 일부 지원해준다. “같이 입사한 동료들이 해외경험도 풍부하고 일에 대한 욕심도 많아 수출입은행의 미래가 밝은 것 같다”는 그는 “거래처인 러시아은행과의 발전적인 관계를 위해 곧 러시아어 공부를 시작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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