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홍릉 일대에 병원과 호텔이 합쳐진 초대형 메디텔 허용을 추진한다. 홍릉 일대에는 의과대학을 갖춘 고려대와 경희대 등이 몰려 있어 최신 의료 연구개발(R&D)이 용이한데다 중국이나 중동 등의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최적의 입지 요건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현재는 메디텔을 추진하려 해도 각종 도시계획이나 정부 규제에 막혀 어렵지만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관련 부처와 자치구 등을 설득해 초대형 메디텔 설립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홍릉 일대를 대한민국 최고의 바이오·의료산업 거점으로 삼겠다는 복안도 그려놓고 있다.
1일 서울시는 홍릉을 주변 연구기관과 병원·대학 등과 연계해 바이오·의료 R&D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홍릉연구단지 재생 및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추진 계획은 3단계로 시는 우선 지방으로 이전해 비어 있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리모델링해 오는 2016년까지 '바이오·의료 R&D 앵커'로 탈바꿈시킨다. 바이오·의료 R&D 앵커는 중개연구·기술거래 등 의료 관련 R&D를 지원하고 특허나 벤처캐피털, 법률 등 경영지원, 기술거래, 창업교육 등 전문인력 양성을 담당하게 된다. 시는 이 건물에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기업과 국내외 제약회사 오픈 이노베이션 팀을 함께 입주시킬 계획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사내 R&D팀으로는 한계가 있을시 외부 인력을 통해 극복하는 것으로 다양한 연구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또 R&D 공용장비 지원은 물론 산학연네트워크 공간 등도 조성할 방침이다. 입주 기업에는 임대료 감면이나 서울형 R&D 사업 연계, 마케팅 법률자문, 연구장비 공동 사용 등 파격적인 지원도 할 계획이다.
2단계 계획으로는 2017년부터 회기로를 중심으로 '바이오·의료 R&D 거리'를 조성해 관련 우수기업과 해외연구소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3단계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KAIST, 고려대, 경희대 병원 등과 연계해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특히 시는 홍릉 일대에 장기적으로 초대형 메디텔 허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뇌과학 등 앞서 있는 홍릉 단지의 기초연구기술을 대학 및 병원 등과 연계해 임상,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뇌과학 등 기초기술이 발달한 홍릉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길이 바이오·의료 중심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홍릉 일대 대학병원이 메디텔 등을 추진할 경우 시는 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메디텔 추진을 위해서는 대학병원 등이 추진 주체로 나서야 하고 도시계획이나 정부의 각종 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협의해 이 같은 규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시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단계별 추진 계획을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