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다. BOJ는 이같은 결정에 덧붙여 경기판단을 상향하면서 태평한 심경을 보였지만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 진입을 공식 선언, 완연하게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디플레이션을 공식 선언한 것은 2001년 3월~200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3년 5개월 만에 다시 공식적 디플레이션에 빠진 셈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BOJ가 지난해 말부터 계속 유지해왔던 0.1%의 초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경기판단은 3개월 연속 상향됐다. BOJ는 공공부문 투자 증가와 수출의 꾸준한 성장세 덕에 경제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업률과 소득 증가율의 정체가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제기돼 온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심각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같은 날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공식 선언하면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간 나오토(管直人) 부총리 겸 경제재정담당상은 20일 각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본다"고 인정했다. 후지 히로히사((藤井裕久) 재무상도 "중대한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7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과 경기침체가 겹치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하고 기업 실적도 감소시켜 경제를 악순환에 빠뜨린다. 한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도 19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디플레이션 진입을 지적한 바 있다. OECD는 "2011년까지 일본의 실업률이 5% 중반으로 예상되며 디플레이션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고용악화와 물가하락이 경기회복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5.3%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1.8%, 2011년에는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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