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왕·선비들의 초상, 그 속에 깃든 정신을 보다

국립중앙박물관 27일부터 '초상화의 비밀' 특별전<br>태조어진·윤두서 자화상등 조선시대 그린 국보급부터<br>中·日·유럽의 대표작까지 사상 최대 200여점 전시

태조어진

루벤스가 그린 한복입은 사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27일부터 기획특별전'초상화의 비밀'전을 개최한다. '태조어진'과 '윤두서 자화상' 등 널리 알려진 걸작은 물론 이명기ㆍ김홍도ㆍ김희겸ㆍ채용신 등 당대 최고의 대가들이 그린 국보급 초상화, 중국 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의 초상화까지 약 200여점의 작품이 선보이는 국내 초상화전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다. 명작동화 '플란다스의 개'에서 주인공 네로가 평생을 두고 동경한 바로크의 거장 페테르 파울 루벤스는 일명 '안또니오 꼬레아'로 불리는 한복 입은 남자의 초상화를 남겼다. 한동안 이 인물은 왜병에 강제로 끌려간 조선의 평민이거나 포로 병사로 여겨졌지만, 에도 시대 일본에 체류했던 네덜란드 스펙스 무역관장에게 발탁돼 피렌체로 간 조선의 전직 관리였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조선시대 관리들이 입던 16세기 '철릭'같은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루벤스는 까만 분필로 동양 젊은이의 몸과 얼굴을 그린 다음, 양볼과 콧등ㆍ입술 등에 붉은 색을 칠해 생기를 불어넣었다. 화면 왼쪽 뒤에 그려진 작은 배는 주인공이 멀리서 배를 타고 온 방문객임을 암시한다. 손을 모으고 예를 갖춘 자세와 구도가 안또니오 꼬레아와 흡사한 '서직수의 초상'이 나란히 걸린다. 조선 최고의 초상화가로 손꼽히는 이명기의 작품이다. '형상을 통해 정신을 옮긴다'고 한 한국 전통 초상화의 '전신사조(傳神寫照)'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선비의 옷차림은 단아하나 눈빛과 표정은 그가 가진 단호한 품성을 드러낸다. 투명한 듯 표현된 인물의 부드러운 피부감이나 고상한 옷깃은 조선 초상화의 기법적 우수성을 보여준다. 조선의 초상화는 통치자의 면모와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왕실을 중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크게 4부로 구성된 전시의 도입부는 이상적이고 초인적인 이미지로 표현된 통치자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조선 왕의 어진과 함께 일본 에도 막부의 창시자 도쿠가와 이에야스, 청나라 개국공신인 만주족 무관 출신의 오보이(鼇拜)의 초상화를 비교하면서 감상하면 한ㆍ중ㆍ일 3국의 차이점을 알아챌 수 있다. 2부는 학문을 통해 자기 수양에 힘쓴 사대부와 성리학을 수용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 학자, 조손(祖孫), 부자(父子), 부부의 초상화를 통해 학풍 계승과 가문의 위상 등을 보여준다. 3부는 개인의 자유로운 개성과 존재감을 부각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고자 한 17~18세기 자화상, 4부는 19~20세기 사진기술 도입과 함께 변화한 초상화 기법을 보여준다. 사진술의 발달로 자화상은 쇠락하지만 근대 초상화가 채용신과 김은호는 오히려 작품 속 인물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박물관의 인물화 특별전은 1979년 이후 32년 만이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은 "전무후무한 대규모 초상화 전시"임을 강조하며 "조선의 초상화를 중심으로 이웃 중국과 일본, 유럽 초상화까지 전시해 국제적 시야에서 한국 초상화를 조망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6일까지 이어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