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국정감사의 신속한 개최에 대해선 동의했으나 국가정보원 개혁안 및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논란 관련 긴급 현 안질의 개최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이번 주 안에 만날 계획이 없어 가뜩이나 늦어진 정기국회 정상화는 추적적으로 지연될 것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표면적으로는 민생을 위해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당리당략으로 국회정상화를 지연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최경환 원내대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의 전병헌 원내대표,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에 착수했다. 여야 원내지도부의 공식 협상은 지난 16일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 된 박근혜 대통령과 양당 대표와의 ‘3자 회담’ 이후 처음이다.
양측은 이날 쟁점사항에 대한 이견 조율에 실패하며 의사 일정 협의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최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정원 개혁특위 설치와 긴급 현안질의에 대한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두 가지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특위를 설치해 대공수사권 폐지 등 개혁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대공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면서 국회 정보위에서 이를 논의하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또 채 총장 논란과 관련한 민주당의 긴급 현안 질의 개최 요구에 대해서도 “대정부 질의를 통해 처리하면 되는 사항”이라며 일축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면서 정치권은 ‘국회 공회전’이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에 우려를 표했다. 현재 결산 심의, 대정부 질문, 국정감사, 예산 심사 등 국회 일정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지만 여야가 좀처럼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은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해 국정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점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정원 특위와 긴급현안질의를 의사일정 합의의 필수 전제조건 내걸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음주 중에 정상적인 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상호간 이견차를 확인한 만큼 실무협상을 통해 이를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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