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10일 넘게 사고현장을 지킨 구조팀이 구명벌을 발견했다.
세월호 구명벌은 침몰사고 당시 단 2개만 바다에 내려졌다. 그것도 승객 구조에 나선 해경 대원의 손으로 바다로 떨어뜨려졌지만 그나마 1개는 제구실도 못했다.
수십개의 구명벌이 나란히 배 갑판에 달려 있는 모습을 본 이들에게 안타까움과 공분을 안겼던 그 구명벌이 사고 발생 13일 만에 물속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세월호와 함께 물속에 가라앉은 구명벌은 44개. 사고 당시 바다에 투하된 2개를 제외하면 42개가 물속에 있다.
이날 새벽에 떠오른 구명벌은 4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명벌은 배가 침몰할 때 탑승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구조장비다.
배가 침몰하면 일정 수압에 의해 자동 팽창되는 튜브식 구조장비로 상자의 잠금장치를 풀어 수동으로 펼 수도 있다.
구명벌은 입구를 닫아 해수 유입을 막으면 수일간 바다 위에서 버틸 수 있다.
세월호 구명벌은 일본서 첫 취항할 때인 1994년에 제작된 것이 태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측이 지난 2012년 일본서 중고배를 사들인 만큼 20년간 사용한 셈이다.
구조팀은 물에 가라앉은 구명벌의 수압분리계가 작동해 자동으로 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구명벌은 물속으로 3∼5m 내려가면 무조건 터지도록 돼 있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곳이 최소 30∼40m 수심인 상황을 고려하면 구명벌마저 불량품이라는 것을 여실히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한국선급은 그러나 지난 2월 안전점검에서 모두 정상이다며 ‘정상’ 도장을 찍어줬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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