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 지연속 지분값은 고공행진<br>관리처분 취소·조합장 구속등 잇단 악재 불구<br>"사업 다시 추진땐 추가상승 가능성" 기대 커<br>반년새 6,000만 올라 109㎡ 6억3,000만원
![](http://newsimg.sednews.com/2009/06/10/1HR4RAKFOK_1.jpg) | 관리처분계획 취소로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아현4구역 공사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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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비가 흩뿌리던 10일 서울 아현뉴타운4구역 공사 현장. 터 파기 작업을 하던 포크레인만 덩그러니 썰렁한 모습으로 서 있을 뿐 현장은 정지사진을 보는 듯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일부 조합원이 “공사비를 증액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동의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며 조합을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취소 소송’이 받아들여진 지난달 21일 이후 공사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아현뉴타운은 도심과 인접해 서울시 2차 뉴타운 중에서도 가장 입지가 좋은 곳으로 꼽혔지만 예상 밖의 악재를 만나 착공과 동시에 사업이 표류할지 모를 위기에 처했다.
아현4구역 조합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어렵게 끌어온 재개발 사업인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 임시총회를 다시 열어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철거 뒤에도 지분 손바뀜이 많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조합은 다음달 17일 관리처분계획변경을 위해 조합원 임시총회를 소집할 예정이지만 의결정족수를 채우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합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 해임된 아현3구역 역시 마찬가지다. 아현3구역은 아현뉴타운 안에서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빨랐던 곳이다. 철거가 거의 마무리되고 동ㆍ호수 추첨 및 착공이 이뤄지기 직전에 사건이 터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현3구역 입주자 모임의 한 관계자는 “조합장 선출과 주차장 등 일부 구조변경을 위한 동의 절차 등이 필요한 상태”라며 “사업이 6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현2구역 역시 조합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후 새로 조합을 구성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현2구역 주민총회 발의 모임의 한 관계자는 “오는 28일 임시 조합원 총회를 열 예정이지만 조합 집행부가 다시 꾸려진 뒤에야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악재에도 조합원 입주권이나 사업추진 단계의 지분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의 사건을 계기로 조합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조합원 간 갈등이 해소돼 조만간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아현뉴타운 내 입주권ㆍ지분가격은 오히려 올해 초 대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구역과 평형에 따라 다르지만 109㎡형(33평대) 아파트를 배정 받을 수 있는 조합원 입주권의 경우 4구역에 6억3,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3구역도 비슷한 가격으로 모두 조합원 분양가에다 1억2,000만~1억4,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시세다. 이는 모두 지난해 말보다 5,000만~6,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특히 주변의 비슷한 평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때 저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관측했다. 인근 공덕 래미안 3ㆍ4차 109㎡형은 7억5,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아현4구역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지분 물건은 없는데 급매물을 찾는 문의는 꾸준하다”며 “사업이 다시 추진되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지역 K공인의 한 관계자도 “사업 추진이 다소 지연되겠지만 사업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개발 입주권 및 지분투자에는 여전히 중장기적 관점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사업시행 속도, 주변시세 및 입주 전까지의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개발컨설팅 전문업체인 예스하우스 전영진 대표는 “아현뉴타운은 입지나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는 메리트가 많은 곳”이라며 “하지만 이미 착공이 이뤄진 단지는 어느 정도 시세에 근접했기 때문에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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