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유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승용차 이용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신차 구매보다 중고차 구매가 늘어나고 장기 렌트나 리스 등도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불황에 따라 목돈이 들어가는 차량 구매를 꺼리고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따라 '소유'보다는 '사용'에 우선순위를 두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서다.
가장 눈에 띄는 패턴 변화는 카 셰어링의 확산이다. 최근 수원시가 KT금호렌터카와 공동으로 카 셰어링 서비스를 시행한 것을 비롯해 도심 등 업무시설 밀집지역이나 대중교통 취약 지역 등을 중심으로 카 셰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장기 렌터카의 증가세도 빠른 편이다. KT금호렌터카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장기 렌터카 고객 중 개인의 비중은 1.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로 3배 이상 늘었다. 개인이 장기 렌터카를 이용하면 차량 취득 관련 모든 세금과 등록비용ㆍ보험료ㆍ자동차세 등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할부나 리스 대비 낮은 이자율과 보험료를 지불하면 된다. 보험료 인상이나 차량사고로 인한 할증 등의 추가 비용을 걱정할 필요 없이 계약기간에 동일한 월 렌트비로 이용할 수 있고 옵션을 선택하면 순회정비나 사고처리 등 종합차량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고차 거래도 크게 늘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2009년 신차 대비 1.4배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0년 1.8배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이전 등록대수가 332만대를 기록해 신차 등록대수(159만대)의 2배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 등 자동차산업 선진국일수록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 비율이 높은 점으로 미뤄볼 때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도 점차 선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인국 SK엔카 경영지원본부 이사는 "자동차 선진국일수록 차를 구입할 때 가격이나 실용성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우리나라도 신차보다 중고차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돼 자동차 소비 문화가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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