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국이 된다. 세계 인구의 60%가 도시에 살며, 인구 절반이 중산층인 시대가 온다. 권력은 분산되고 미국은 더 이상 '국제경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ㆍ일본ㆍ러시아 경제는 쇠퇴하고 한국은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과 함께 경제적 성공을 거둔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미국 정보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작성한 미래전략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30'의 주된 내용이다. 보고서의 부제는 '대안 세상(얼터너티브 월드)'. 지금까지 세계 지도의 중심에 자국을 우선으로 그려왔던 미국이 20년 후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담고 있다.
NIC는 "중국은 203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미국도 과거 패권국으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30년이 되면 국내총생산(GDP), 인구, 기술투자, 군사비 지출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글로벌 지배력 면에서 아시아가 북미와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20년 동안 유럽ㆍ일본ㆍ러시아 경제는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반면 중국ㆍ인도ㆍ브라질ㆍ한국의 경제적 역할이 더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멕시코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7대 이머징 경제국가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NIC는 함께 기후변화, 인구증가 및 고령화 등이 2030년 세계를 위협하는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현재 71억명인 세계 인구는 2030년 83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물, 식량,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각각 35%, 40%, 50%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NIC는 북한의 핵 도발을 잠재적 '블랙 스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보고서에서는 북핵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먼저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과 이란 등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취득, 확산시키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붕괴되는 것. 최선의 시나리오는 물론 핵을 비롯한 추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저지하는 것이다. NIC는 "한국이 앞으로 남북통일이 되면 기존의 미국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한 경향이 동북아 질서 재편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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