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재무부채권(TB) 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경기 회복의 전조인가, 다가올 인플레이션의 경고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조차 헷갈려 하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들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회복의 조짐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코노미스트 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경기전망 설문 조사 결과, 전체 3분의 2가 미 국채 상승의 원인을 시장 안정이라고 답한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반응은 3분의 1에 그쳤다고 12일 보도했다. 미 국채 상승이 과도한 국채 발행과 유동성 공급 등 경기부양의 후유증이라기 보다는 경기회복 조짐에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줄고 위험자산 투자 성향이 높아진 덕분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는 것이다. 앞서 3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하원에 출석,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 상승에 대해 "대규모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는 신호"라며 중립적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FRB가 장기금리 상승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FRB의 인식과 진단은 앞으로 통화 정책을 긴축으로 틀지, 아니면 제로금리를 유지할 지를 엿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올해 중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를 보였다. 물가상승은 당장의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유력한 경기침체 탈출 시기인 올 여름을 지나도 회복세는 완만할 것이어서 FRB가 제로 금리를 올해 까지 유지할 것으로 분석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8%만이 올해 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대답했고 ▦32%는 내년 상반기 ▦36%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14%는 아예 2011년 또는 그 이후가 돼야 긴축정책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인플레이션을 단기적인 위협으로 보지 않았으며,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FRB의 억제 목표치인 2%를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요 측면의 최대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지목되는 국제 유가에 대해서도 '통제 불가능한' 선에 이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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