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주택가격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일본 국채 수익률도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오름세를 지속, 지난 23일의 13개월 최고치인 1%에 근접했다.
28일(현지시간)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6%포인트 급등한 2.166%를 기록하며 지난해 4월6일 이후 13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3.34%까지 뛰었다. 국채 수익률 급등은 국채 가격 하락을 뜻한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350억달러의 2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3.04에 그쳤다. 이는 앞서 10차례 발행 때의 평균 응찰률 3.72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미국의 경기호전에 따라 연준이 조기 출구전략을 구사하면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런 코흘리 BNP 파리바 금리 전략가는 "실망스러운 경매였다"며 "모두가 떨어지는 칼을 과연 붙잡아야 할지에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또 시장은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지난주 의회증언을 통해 수개월 내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고 발언한 후 경제지표들이 속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지수는 3월 기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측치인 10.2%보다 높은 수준으로 2006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S&P/케이스실러지수는 미국의 20개 주요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주택시장의 대표적인 지표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개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나온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의 5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76.2로 전월의 69.0과 시장의 예상치 71.0을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2008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연준이 이른바 출구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미국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문제는 양적완화 축소가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장기 금리 안정화를 위해 연준이 올 들어 매달 850억달러어치의 국채,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양적완화 축소나 종료는 채권값 하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MBS 금리 등 시중금리도 오름세를 띄게 되는 만큼 자칫 주택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연준이 MBS 매입을 줄일 경우 이는 MBS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잠재적인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비용 확대로 연결된다.
일본 역시 불안감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아베노믹스'의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일본 국채 금리의 상승세(국채 가격 하락)가 미 국채보다 먼저 시작됐다. 29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0.03%포인트 상승한 0.935%를 기록, 2일 연속 올랐다.
양적완화 초기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팽창했던 시장이 거품 가능성을 의심하기 시작하자 곤두박질친 것이다. 특히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은 상당한 수준으로 국채를 매입하고 있는 일본 정부 재정에 대한 우려를 높이며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수익률 상승에 따른 불안정성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맞물려 일본 주식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실제 23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중국 경제지표의 하락을 빌미로 7.3%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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