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노믹스'를 기치로 내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모디는 임기 초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악명 높은 규제장벽을 허무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모디 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세제 및 보조금 개혁 등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인도 정치사상 30년 만에 첫 단일정당의 과반의석 확보라는 압도적 승리로 지난 5월 취임한 모디 총리는 친시장·친기업정책 도입으로 침체에 빠진 인도 경제를 되살려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모디호 출범 100일을 맞은 현재 인도의 주요 경제지표는 여전히 이 같은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준다.
실제 지난달 29일 발표된 올 2·4분기 인도 경제성장률(GDP)은 전년동기 대비 5.7%로 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2·4분기(4~6월)가 모디 개혁의 일부만 반영된 기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인도 경제는 그동안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보험·군수 산업 분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허용 확대(26%→49%) △식료품의 정부 물량 방출을 통한 인플레이션 관리 등을 모디 개혁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미 CNBC방송은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모디가 보여준 정책에 더해 투자자들은 그의 직업윤리가 국가 전체에 퍼지면서 나타나는 문화적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구자라트주지사 시절에 보여줬던 성과중시 모델이 수십년 묵은 인도의 부패관료 모델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CNBC는 "최고위급 인도 관료들이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고 골프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점점 줄이고 있다"며 "모디가 더 이상 인정주의는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게 변화의 이유"라고 전했다.
다만 지난 100일간의 성적표는 모디 개혁이 실제 효력을 발휘한 것이라기보다 앞으로 있을 변화의 기대감이 더 많이 반영돼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모디노믹스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세제 및 보조금 개혁, 그리고 이를 통한 재정수지 개선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그가 총선기간에 공언했던 통합물품서비스세(GST) 도입 여부가 향후 모디 개혁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GST 도입은 수십개로 나뉜 인도의 세제 체제를 단일화해 관료들의 부패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의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취임 첫 100일을 맞아 일본을 방문 중인 모디는 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대(對)인도 직접투자 확대라는 선물을 받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도쿄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일본의 대인도 직접투자 및 진출기업 수를 향후 5년간 2배씩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지난해 대인도 투자액은 2,100억엔(약 2조원)에 달해 영국에 이어 2위(조세회피처 모리셔스·싱가포르 제외)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