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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28재보선의 후보등록이 시작된 13일 여야가 재보선 승패기준에 대한 눈높이 조정에 착수했다. 오는 15일부터 공식 선거전이 개막하는 이번 재보선의 경우 대상지역 8곳 중 강원 원주를 제외하고는 7곳 모두 지난 2008년 총선 때 야당 출신 의원을 배출해 6ㆍ2지방선거에 이어 야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정국이 급변하면서 여야의 승패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게 여야의 자체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선거구도 등 본격적인 전략 점검에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권력다툼', 민주당은 '꼬이는 야권단일화' 등 여야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내부문제에 대해서도 대책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패배 직후만 해도 최악의 경우 이번 재보선 대상 8곳 모두 패배를 우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4곳 정도에서 승리를 점치고 있다. 민주당에서 파괴력 있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는 게 한나라당 자신감의 원천이다. 여기에 6ㆍ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터라 중립적인 유권자들이 균형심리를 가동해 한나라당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서울 은평을, 강원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 충북 충주, 충남 천안을에서 승리할 것으로 본다"면서 "잘해야 한 곳 승리 정도를 점쳤던 처음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자신했다. 다만 현재 중앙 정치무대에서 펼치는 권력다툼 논란은 한나라당의 최대 약점이다. 중앙당 차원의 도움을 사양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은평을),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충북 충주), 김호연 전 빙그레 대표이사(충남 천안을) 등 후보들은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이다. 역대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당 대표 및 지도부가 중앙당 차원의 유세를 대대적으로 펼칠 경우 자칫 '정권 심판론' 성격이 짙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 전 위원장이 패할 경우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약점인 '정권 심판론'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방침이다.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데다 여권 내에서 권력형 비리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는 점 등을 부각해 표심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텃밭인 광주를 비롯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지를 확인한 인천 계양을, 강원 원주 및 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에서 승리를 내다본다. 중앙당에서는 권력투쟁에 관한 각종 제보를 토대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기로 했다. 문제는 야권 후보 단일화다. 민주노동당ㆍ국민참여당 등과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야권연대의 진정성에 상처를 입으며 표 결집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인사를 후보로 영입하려던 시도가 잇따라 좌절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만이 해법으로 남았다. 당 지도부는 우선 서울 은평을에 나선 야권 후보 간의 단일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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