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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제목에서 엿보이는 뉘앙스 그대로, 현실 정치에 대한 직설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이 가득 담긴 책이다. 한국일보ㆍ동아일보 기자, 서울경제신문 편집국장 등을 거쳐 국회의원과 문공부 차관, KBS 사장 등을 두루 거친 원로 언론인이자 정치인인 저자가 여든을 넘긴 나이에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실 정치에 무거운 회초리를 들었다.
정치권에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불러 일으킨 노무현-김정일 대화록 문제, 종북 세력의 진보성에 대한 의문, 북한 사회에 대한 무한정한 유화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 등 최근 1년간 한국 사회를 흔들고 있는 이슈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헤친다.
자신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펼쳐나가기에 앞서 저자는 "모든 사회적 직위에서 물러난 나는, 구태여, 이런 완곡한 표현을 쓸 필요가 없다"면서 "남들로부터, 설사,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좀 더 직설적인 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연다.
저자는 지난 대선의 승패를 가른 최대 분기점으로 '노무현-김정일 대화록'을 꼽는다. "노무현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내용을 소상히 김정일에게 고해바친 사실은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이 아닌가. (중략) 문재인은 노무현의 비서를 했다는 것 외에 따로 내세울만한 아무런 경력도 없었다"는 대목은 저자의 날 선 직설 화법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직 사회의 오랜 관행인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저자는 몇 년 전 미국의 FBI 국장을 지냈던 사람이 자녀 교육비 등 생활비가 모자라 FBI를 그만 뒀던 일화를 소개하며, 미국이 세계의 강국으로 유지되는 비밀의 일단을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 공무원 가운데 생활고로 공직에서 물러났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세상은 참으로 요지경이라고 혀를 찼다.
저자는 지금은 새로운 가치관과 문제 의식으로 재무장해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이 말하기 주저하는 대목도 과감히 드러내 놓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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