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월 세종시 첫마을 등 올 66개 단지 745개 공급<br>수원 호매실·안양 관양 등 분양가 저렴 눈여겨 볼 만<br>"배후 단지 등 꼼꼼히 점검 예정가 150%내로 입찰을"
분당에 사는 오기영씨(가명)는 지난 2008년 가을 동판교 소재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해 현재 7% 대 중반의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당시 오씨는 면적 46.336㎡, 예정가 5억1,000만원 대 상가 입찰에서 최종 5억3,000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이 상가는 현재 부동산중개소가 입점해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원을 받고 있다.
오씨가 투자에 앞서 고려했던 것은 배후 세대 규모와 예정가 대비 낙찰율. 이 상가는 분양 예정가는 비쌌지만 판교에서 800가구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 거주자들의 탄탄한 소비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오씨의 낙찰가도 예정가 대비 105% 수준으로 그리 부담스런 수준은 아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올해 단지 내 상가 공급계획이 확정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H는 올해 전국 66개 단지에서 총 745개의 신규 상가를 공급 할 계획이다. 은퇴를 앞두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고민하거나 안정된 재테크 수단을 찾는 이들이라면 특히 눈 여겨 볼만하다.
LH의 단지 내 상가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안정된 투자처로 손꼽힌다. 공급 주체가 분명해 상가 투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시행자 위험성'이 전혀 없고, 투자자들이 최소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단지 설계를 해놨기 때문이다.
장범구 LH 판매기획처 차장은 "LH가 내놓는 단지 내 상가의 예정가격은 7%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책정돼 공급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판교ㆍ광교ㆍ김포 물량 주목=올해 LH의 단지 내 상가 공급 물량 가운데 수도권에서 가장 유망한 곳으로는 판교와 광교, 김포 한강 등 인기 택지지구 물량들이 꼽힌다.
이미 올해 3월 신규 공급한 성남 판교 및 김포 한강 단지 내 상가는 각각 7대 1, 4대 1의 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들은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이 입주하는데다 상권 형성도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공급예정인 수도권 상가를 보면 이달에 수원 광교 A19블록(2,289가구)에서 단지 내 상가 11개, 8월 달에는 김포한강신도시 Aa-6블록(1,860가구)에서 15개가 공급된다. 통상 LH의 단지 내 상가가 100가구당 1개 점포를 공급하는 것에 비춰보면 상가 개수가 모자라기 때문에 임차인 확보가 유리할 수 있다.
성남 판교에서도 올해 12월 판교의 마지막 LH 단지 내 상가 분양이 있을 예정이다. 판교 A24-1블록(1,974가구)에서 19개, A25-1블록(1,722가구)에서 12개의 점포가 나온다. 둘 다 국민임대 주택 단지이긴 하지만 대 단지로 고정 고객 확보가 유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밖에 수원 호매실, 안양관양 지구 등에서도 단지내 상가 공급이 이어진다. 이들 지역은 판교나 광교에 비해 주목은 받고 있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방에서는 세종시 단지 내 상가가'블루칩'=지방에서는 세종시 첫마을 사업물량이 최대 관심거리다.
세종시에서는 6월과 10월에 각각 대규모의 단지 내 상가 공급이 시작된다. 올해 세종시에서 공급되는 상가가 총 215개로 전국에서 공급되는 LH 단지 내 상가 물량의 30% 를 차지한다.
6월에는 A1블록(895가구)에서 11개, A2블록(901가구)에서 12개, D블록(446가구)에서 59개의 단지 내 상가 분양이 시작된다.
이들 상가는 기존 일반 단지 내 상가와는 달리 인접 중심상권과 연계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가로변을 따라 1층에 연속적으로 배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입주민 뿐 아니라 다른 유동인구 흡수력도 좋다는 것이 LH 측의 설명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보통 택지지구에서 상업용지의 비율이 2~4%인데 세종시 첫마을의 경우 0.5%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단지 내 상가가 중심 상업 시설의 역할도 일부 담당하기 때문에 임대 수익률이 상당히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0월에도 B1블록(322가구)에서 14개, B2블록(1240가구)에서 50개, B3블록(1388가구)에서 49개, B4블록(1328가구)에서 20개 등 대규모 공급 물량이 쏟아진다. 세종시는 행정기관 이전 등에 따라 입주민들의 입주 시기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점도 상가 투자에 있어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부산 정관신도시에서도 10월 단지 내 상가 공급이 시작된다. A-22블록(978가구) 국민임대 단지에서 7개가 나올 예정이다. 정관신도시는 최근 입주율이 90% 이상을 달성해 자립 기반이 조성됐으며 최근 정관~석대간 고속도로 및 부산~울산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돼 외부 수요 유입도 꾸준하다.
◇예정가의 150% 이내서 낙찰 받고 수익률 꼼꼼히 점검해야= 택지지구 단지 내 상가는 대부분 수의 계약이 아닌 공개 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낙찰자를 가린다. 공개 경쟁 입찰방식이란 상가의 예정가를 미리 정한 다음 최고 입찰가를 제시한 사람에게 낙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LH의 예정가는 보통 주변 임대료 수준 등을 고려해 수익률 7%정도에 맞춰서 제시되기 때문에 이보다 크게 높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을 경우 은행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이 될 수 도 있다. 전문가들은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할 경우 예정가의 150%를 넘지 않는 정도에서 낙찰 받아야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배후 단지와 입주민의 성격을 점검하는 것도 필수다. 보통 국민임대 단지의 경우 보통 입주 초기에 부동산이 입점하지 않기 때문에 임차인을 구하는 데 다소 애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임대 입주민인 서민층의 경우 주변의 대형 마트보다 단지 내 상가에 대한 충성도가 더 높기 때문에 안정된 임차인을 확보할 경우 오히려 꾸준한 상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후 단지의 가구수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단지 내 상가의 기능이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서는 배후 단지 가구수가 최소 500가구 이상은 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가구 수가 적으면 수요가 없고 단지 내 상가의 업종 수도 제한돼 아예 다른 상권으로 수요자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할 때는 대출은 30~40% 이하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대출 비율이 너무 높으면 금리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월세를 받아 이자를 내기도 버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LH 단지 내 상가는 배후가구 수 대비 상가 공급 물량의 희소성이 가장 장점이며 공급주체에 대한 안정성으로 초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주변 임대시세를 고려치 않는 고가 낙찰은 수익성을 위협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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