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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 사회정책과 조화된 교육정책을
입력2008-02-26 19:00:57
수정
2008.02.26 19:00:57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새 정부 교육정책의 기조는 자율ㆍ창의ㆍ경쟁이다. 교육에서 자율은 시대정신이며 창의교육의 질 경쟁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과거정부는 공교육에서 교육의 질을 경쟁하는 것을 회피했기 때문에 공교육은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밀려버렸다.
타율은 획일적인 교육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율 없이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 학교 간 교육의 질 경쟁이 뒷받침돼야 창의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다. 타율에 길들여진 학교가 어떤 방법으로 자율로 바꾸고 경쟁을 죄악시하는 학교문화를 누가 어떻게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창의교육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평준화 정책하에서는 공교육이 도외시한 수월성 교육을 사교육이 담당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공교육은 황폐화됐고 사교육은 팽창해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 부담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새 정부가 그 동안 사교육에 빼앗긴 수월성 교육을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되찾아 와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사교육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고등학교 다양화를 위한 고교300프로젝트는 바람직하지만 전체 고교의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85%의 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다양화돼야 효과적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교사의 마음을 얻는 정책을 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교사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사 경쟁력 향상 방안을 기대한다.
특히 또 주목되는 것은 대학 자율화이다. 한국은 세계경제 10대국 중 하나이다. 이런 위상에 걸맞도록 대학이 변해야 한다. 세계 최고 명문사립대인 미국의 하버드대는 빈곤층 자녀들의 등록금은 면제한다. 핀란드에는 아예 대학 등록금이 없다. 대신 수학능력이 있는 학생들만이 대학교육을 받도록 초ㆍ중ㆍ고 교육의 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전문대학에서 산업현장에 필요한 실무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 대학들도 선진국 대학처럼 교육과정과 학생선발은 물론 대학정원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맡겨도 될 만큼 사회적 신뢰를 얻도록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
글로벌 인재 양성과 관련해 새 정부의 영어교육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어공교육 강화정책의 효과는 적어도 초등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2년 후에 나타날 것이다. 1980년도 초반만 하더라도 영어를 잘 못했던 핀란드 국민들이 2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실용영어를 잘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은 초ㆍ중ㆍ고 내내 영어를 영어로 수업했기 때문이고 영어교육 내용을 문법 위주에서 회화 위주로 바꾼 덕분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만하다.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고 보다 빠른 효과를 얻으려면 영어교육방송이나 영어방송을 공중파로 전환해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청취할 수 있도록 만드는 문화정책도 유용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시장주의 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학교 간 경쟁과 교사 간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은 시장주의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처럼 나스닥에 상장된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학교가 이익을 내면 주주에게 배당하고 파산하면 문을 닫을 수 있을 정도라야 시장주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중앙정부에서 지역교육청으로 위임된 교육 권력이 단위학교로 얼마나 이양되느냐에 달려 있다. 단위학교 교장이 전적인 책임을 지고 운영할 수 있는 자율권이 부여돼야 학교 간 교육의 질 경쟁이 가능해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학교와 노동시장의 미스매치(mismatch)문제를 해결하고 그동안 누적된 청장년 실업자들에게 재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찾게 하려면 사회정책과 맞물리는 교육정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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