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아파트 최고층의 다락방.’ 한때 인기를 모았던 아파트 최고층의 다락방이 사라지고 있다. 지자체가 설계 자제를 유도하고 있는데다 건설사들도 민원발생 등의 이유로 다락방 설계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층의 다락방은 아파트 최고층을 기피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설계하기 시작했는데 다락방 공간은 사실상 서비스 면적으로 여겨져 미분양 아파트에도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지자체의 다락방 설계 자제요청 등으로 인해 아파트 최고층의 다락방 설계를 기피하고 있다. 특히 용인 지역에서는 지난해 이후 다락방 설계를 포함하고 있는 아파트의 사업승인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용인시청이 각종 민원 발생을 이유로 아파트 건설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최고층 다락방 설계를 자제할 것을 유도하면서 건설사들이 다락방 구조를 설계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용인시청의 한 관계자는 “다락방이 포함된 최고층 아파트 계약자들이 다락방과 옥상 사이에 차단막을 추가 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등 민원이 많아 다락방 설계를 자제해줄 것을 건설사에 요청하고 있다”며 “건설사 역시 계약자들의 민원으로 인해 자진해서 다락방 설계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법제처가 아파트 다락방 계단기준을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다락방 설계가 더욱 까다로워진 점도 다락방 설계가 사라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다락방으로 통하는 계단은 폭 75㎝ 이상, 너비 24㎝ 이상, 단 높이 20㎝ 이하로 설계해야 한다. 용인시청의 한 관계자는 “이미 전국에 공급된 최고층 다락방은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적용할 경우 기준 미달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기준을 따르면 사실상 아파트 내부에 이처럼 큰 계단을 설계하기가 어려워 아파트 다락방은 더 이상 공급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청 관계자 역시 “지난 3년 동안 다락방이 설치된 아파트가 공급되지 않았다”며 “건설사들이 아파트 계약자의 각종 민원에 시달리면서 자체적으로 다락방 설계를 기피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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