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5년(태조 4년) 경복궁·종묘와 함께 사직단(社稷壇)이 건립된다. 사직은 토지의 신인 '사'와 곡식의 신인 '직'을 아우르는 말이다. 사단을 동쪽에, 직단은 서쪽에 나란히 배치했다. 사직단이 네모인 것은 제사 대상이 땅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천원지방(天圓地方)이라고 해서 동그라미는 하늘을, 네모는 땅을 표시한다. 따라서 하늘에 제사 지내는 단은 둥글게, 땅에 제사 지내는 단은 네모나게 쌓았다. 사직단의 수난은 일제강점기 때 시작됐다. 일제는 사직단 주위를 훼손하고 공원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사직공원'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보통 종묘·사직이라고 묶어 말하는데 왜 하늘 제사를 위한 제단은 없을까. 조선 초기까지는 있었다. 한남동 부근에 원구단(圓丘壇)이 있었다. 하지만 하늘 제사는 중국 황제만이 올릴 수 있다는 압력으로 15세기 중엽 폐지된다. 원구단이 부활하는 것은 1897년 '대한제국'이 선포되면서다. 소공동에 새로 건립된 원구단도 지금은 부속 건물 중 하나인 황궁우(皇穹宇)만 고층빌딩들 사이에 남아 있다. 사진에 보이는 사직단에서 왼쪽이 직단, 오른쪽이 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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