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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새로운 파티를 준비하자
입력2005-12-05 16:15:02
수정
2005.12.05 16:15:02
주식시장이 잘나가서 그런지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받는 질문이 있다.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도 주식투자가 괜찮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느냐”는 것이다. 증권시장을 취재하는 부서를 맡고 있는 탓에 당연한 질문이기는 하다.
솔직히 후자에 대해서는 답할 자신이 없다. 언론사 증권부서의 주식투자나 정보제공이 내부자 거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언론 윤리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귀신도 모르는 게 주가’라서 섣불리 말하기가 두렵다. 상장된 수많은 기업들의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을 뿐더러 펀더멘털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옹색하게 “그냥 적립식에 맡기세요”라고 얼버무린다.
내년 증시 올해보다 더 오를듯
하지만 전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의견을 말한다. “너무 올랐는데 지금도 괜찮냐”는 질문은 지금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대다수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된 두려움이다. 하늘로 치솟고 있는 주가 그래프를 보고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다.
그래도 대답하는 말은 비슷하다. “더 갈 것 같아요. 아직 늦지 않아 보입니다.”
낙관의 근거는 이렇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화려한 주식의 시대가 쉽사리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확신이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다들 사상 최고치거나 몇년래 최고 주가를 자랑하는 활황장세다. 코스피지수는 사상최고치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5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ㆍ유럽은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 대부분의 주가도 초강세다.
주가가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 걱정이 커질수록 오히려 시장의 기반이 더 탄탄해질 것이라 본다. 환상 속에 꺼져버린 닷컴버블의 실수가 재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닷컴들이 줄줄이 무너져내린 ‘킬링필드’를 경험한 증시다. 과열 우려가 제기되면 될수록 사방경계를 강화할 것이다.
이 정부의 가장 큰 자랑거리가 증시활황이라는 점도 낙관적인 근거의 한 요인이다. 증시가 흔들리면 가뜩이나 낮은 지지도가 더 추락할 게 뻔한데 가만히 앉아서 그런 상황을 맞을 리 없다. 주식으로 몰리고 있는 거대한 자금흐름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매월 1조원이 넘는 시중자금이 간접투자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 회복기미를 보이는 내수경기와 예상보다 강건한 미국 및 세계 경제 등도 증시의 추가상승을 이끌 호재들이다. 물론 미국 금리 추가인상 등의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에서 수반된 부산물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을 간과해선 안된다.
오는 2006년 증시는 얼마 남지 않은 2005년보다 더 높게 올라갈 것으로 믿는다. 이는 내년에도 주식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 재테크 수단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대박 환상만 버리면 된다. 은행에 맡겨 5%도 되지 않는 이자를 받으면서 주식에서는 대박을 노린다면 생각자체가 틀린 것이고 증시구조도 잘못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박 환상 아닌 차분한 기대를
얼마 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미국 경제잡지 포춘과의 대담에서 지난 90년대 말 미국인들은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연 15%의 수익률을 얻을 권리를 줬다고 생각한 듯했다고 버블시대를 회상했다. 수익률 15%에도 하나님을 운운할 정도다. 버핏 회장은 또“‘성배(聖杯)를 가진 우리에게 오라’고 월스트리트는 말하지만 성배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래에셋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현주 회장도 최근 만난 자리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1년 거치식 펀드를 기준으로 50~60%에 달하는 수익률은 너무 높다”며 “내년 수익률을 15%로 잡되 그 이상 나오면 보너스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이 같은 수익률에 만족할 수 있을까. 너무 낮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만약 이를 낮다고 보면 본인들의 투자의식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 눈높이를 낮추시라. 그러면 내년에도 올해 맛보지 못한 새로운 증시 기록들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제 들뜨지 말고 조용히 2006년 증시의 새로운 파티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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