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생존율 높인다 철도역등 다중이용시설에 심폐소생 응급장비 의무화15일 개정응급의료법 시행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오는 15일부터 철도 객차(294편성)와 소방서 일반구급차(213대), 주요 철도역사ㆍ버스터미널ㆍ종합운동장 등 300개 다중이용시설은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을 응급처치할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 등을 갖춰야 한다. 또 여객기ㆍ기차 승무원이나 다중이용시설에서 안전업무 등을 수행하는 직원에게 응급처치법을 교육해야 한다. 심장마비로 쓰러진 심질환자 등이 병원에 가보기도 전에 사망하는 불상사를 줄이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등에 심폐소생술 응급장비를 갖추도록 한 개정 응급의료법이 이날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중이용시설 등에 자동심장충격기 등 심폐소생 응급장비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1%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을 선진국 수준(20%)으로 높일 계획이다. 심실빈맥 등에 의해 심장마비가 발생한 응급환자는 1분이 지날 때마다 생존율이 7~10% 감소하기 때문에 자동심장충격기 등을 이용해 신속하게 응급처치해야 한다. 자동심장충격기는 멎은 심장이 정상적인 박동(1분 60~80회)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며 조작법이 간단해 미국ㆍ노르웨이 등 선진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비치하고 있다. 심폐소생 응급장비를 갖춰야 하는 곳은 공공보건의료기관, 철도 객차(294편성), 소방서 일반구급차(213대), 보잉737 등 250석 미만 국내선 여객기와 공항, 총톤수 20톤 이상 선박과 응급의료법 시행령에서 정한 300개 다중이용시설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의원입법으로 국회를 통과한 개정 응급의료법은 '심폐소생 응급장비 의무 구비대상'만 정했을 뿐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시설 운영주체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지 않아 '사실상 권고법률'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응급장비 구입비용을 예산에서 지원할지도 미지수다. 민간에서 운영되는 일반구급차가 대상에서 빠진 반면 화물선 등은 포함시킨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들도 대개 심폐소생술 응급장비 구비를 권고대상으로 하고 있다. 기차ㆍ비행기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던 고객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해당 시설이 법률상 의무설치 대상인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고 대외적 이미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적잖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 의료기기 벤처기업인 씨유메디칼시스템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자동심장충격기를 국산화했고 300만원대 후반(소비자가 기준)의 보급형 제품도 생산ㆍ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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