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경남 창원에 아파트 분양을 준비중인 한 중견 건설업체는 마케팅력을 창원 한 곳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전지역은 1순위 마감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창원은 청약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 분양시장이 갈수록 꽁꽁 얼어붙고 있다. 미분양이 속출하는가 하면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도 빈집으로 남아있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지역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방분양, 갈수록 고전=건설사들의 지방 개발 각축장으로 손꼽히던 경남 진해지역에 짓고 있는 신규 아파트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현재 시내 10개소에 짓고 있는 아파트 5,000가구 가운데 미분양 된 아파트는 1,000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 시공중인 단지 가운데 J아파트는 분양률이 불과 9%로 사실상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며 S아파트와 W아파트는 각각 18%와 3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입주율도 크게 떨어져 빈 집으로 남아있다. 900가구 규모의 K아파트 입주율은 9%, I아파트는 22%, S아파트는 41% 등 평균 입주율이 35%에 불과하다. 인근 마산지역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분양 중인 8개 아파트, 1,230가구 가운데 미분양 가구수가 3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올해 6월부터 분양에 들어간 K아파트는 전체 65가구 중 55가구가 현재 미분양 상태다. 지난해 10월부터 분양에 들어갔던 해운동 S아파트는 전체 160가구 중 54가구, 월포동 B아파트는 전체 216가구 중 60가구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 입주율도 크게 떨어져 오래된 아파트보다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공동화가 더 심할 정도다. 한 분양 건설사 관계자는 “새로 짓는 아파트의 분양률이 50%만 넘어도 성공했다고 할 정도로 지역 아파트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향후 분양을 준비중인 곳이 많아 앞으로의 분양시장이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분양가 상승 기현상=‘빈익빈 부익부’ 장세는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사업이 되는 곳에서 만회하자”라는 심리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지난 6월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돌파한데 이어 1,4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12월 분양을 앞둔 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고급 수요층을 겨냥, 평당 분양가를 1,400만원대로 책정했다. 수성구의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6월. 만촌동 수성아크로타워와 수성동 태영데시앙을 시작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어 지난 10월 분양 승인이 난 범어동 동일하이빌 64평형이 평당 분양가는 1,130만 사상 최고의 분양가를 경신했다. 이 달 분양에 들어가는 범어동 월드메르디앙도 67평형이 평당 1,129만원으로 책정했다. 범어동에서 분양하는 삼성래미안 수성 54평도 평당 1,126만 수준에서 분양이 승인돼 분양가 1,000만원대 반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록도 곧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50층 이상의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건축허가가 난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와 사업 승인을 앞두고 있는 두산동 SK리더스뷰가 평당 분양가가 1,300~1,400만원대로 책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은 활황=하지만 돈이 되는 일부 지역은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대전에서 공급된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대전 지역에서 처음으로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11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0.6대1로 일부 평형만이 1순위에서 미달 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 평형도 모두 2ㆍ3순위에서 마감, 미분양은 없었다. 최근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도 삼성 반도체 공장 증설 등이 호재가 작용하면서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10월 분양된 신일유토빌은 1순위에서 2.9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했고 이에 앞서 공급된 롯데캐슬도 1순위에서 5.3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데 이어 100% 계약 마감됐다.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높은 청약경쟁률이 나온 것은 동탄 입성 자체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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