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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 마지막 노른자위인 서구 마륵동 월암마을이 오는 2016년 군사보호구역 해제를 앞두고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4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월암마을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광주의 새로운 성장축인 상무지구와 마주한다. 건너편 상무지구가 20여층 높이의 빌딩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는 반면 월암마을은 여느 농촌의 풍경과 다름없다.
지난 14일 오전 둘러본 월암마을의 각종 화초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와 마을 앞 논에는 보리가 파릇한 싹을 틔우고 있다. 40년 가까이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이면서 주변 풍경은 별반 변한 게 없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 서너 집에서는 굴뚝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월암마을에서 45년을 살았다는 김한수(79)씨는 "명색이 광역시 주민인데 도시가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분 집에서는 기름보일러를 때고 있고 일부 가정에서는 연탄을 이용해 난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암마을에는 지난 1975년 군부대 탄약고가 들어서면서 이를 중심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설정됐다. 보호구역 면적은 215만5,000㎡(약 65만평)에 이른다. 보호구역에 묶이면서 건물 신축이나 증축, 토지이용은 엄격하게 규제됐고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는 많은 제약이 뒤따랐다.
광주의 중심부인 이곳이 군사시설보호구역에 설정되면서 광주시의 도심개발도 기형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40년 가까이 규제에 묶여 있던 월암마을은 오는 2016년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앞두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현재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탄약고를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12월 말까지 탄약고가 폐쇄되면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도 해제된다.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구역을 포함해 상무대로와 제2순환도로 사이 미개발 토지 등 총 283만㎡(85만여평)가 새로 개발될 예정이다.
공군탄약고와 옛 전라남도 종축장 등 국공유지가 전체 면적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개발잠재력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광주의 행정중심인 상무지구와 바로 인접해 있는 데다 수완지구, 신창지구, 금호지구 등 대규모 택지지구와 연결도 원활해 최고의 입지여건을 자랑한다.
보호구역 해제를 앞두고 부동산 가격은 이미 크게 오른 상태다. 강차복 국제중개인사무소 대표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포함된 논은 3.3㎡당 가격이 90만∼95만원 정도이고, 보호구역 밖은 200만원에서 25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귀띔했다. 십수년 전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땅값이 보호구역 해제가 다가오면서 그동안 10배 이상 오른 셈이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는 아직 잠잠한 편이다. 농지 대부분은 이미 외지인들의 손에 넘어갔고 현재 살고 있는 집터 정도만 마을주민들의 소유로 남아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
마륵지구 개발과 관련해 광주발전연구원은 청소년테마파크, 교육문화콘텐츠 연구개발사업, 문화예술학교, 예술극장, 컨벤션, 대학병원 등 교육문화시설 등을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일단 광주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개발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난개발 방지와 효율적인 도시개발 방향 설정을 위해 사업시행방식이나 개발용도 등에 대해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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