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좋은 땅인 두만강 하구에 북한·중국·러시아 땅을 합친 다국적 도시를 건설할 것을 제안합니다."
김석철(사진) 국가건축정책위원장(명지대 석좌교수)이 지난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정책재단(이사장 임태희)이 주최한 '동북아 평화 번영을 위한 두만강 유역 개발전략' 심포지엄에서 두만강 하구 3국의 능력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등 동북아 초국경적 협력전략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두만강 하구는 제정 러시아 때 전 세계가 탐내던 요충지로 현재 세계 정치·경제의 흐름에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들이 마주하고 있지만 불모지로 전락한 아이러니한 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국 접경지역에 3국의 영토를 병합해 새로운 다국적 도시를 건설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국적 도시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도시 형태지만 3국의 협력이 기반이 된다면 세계 도시 공동체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국의 협력은 러시아의 에너지, 중국 동북3성의 식량과 지하자원, 북한의 인력과 희귀광물이다.
그는 "먼저 3국이 각각 접경지역에 일정 영토를 제공해 도시를 만들고 도시 자체가 동해와 태평양 쪽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주변 지형을 이용한다면 다국적 도시는 빛을 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행천을 이루는 두만강 하구 서쪽으로 만포, 동번포, 서번포의 석호가 모여 있다. 이곳에 운하 철도를 만들어 동해서 온 항만 물류를 다국적 도시로 이끌고 이것을 다시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대륙횡단철도(TSR·TMR)로 연결하거나 국제공항으로 지구촌 곳곳과 연결하는 구상이다. 그는 "이 같은 요소들이 연결된다면 두만강 하구는 세계 교역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는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서쪽의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짝을 이루는 유라시아 동쪽의 도시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상준 국토연구원 한반도·동북아센터장은 "두만강 유역 개발에서 다자간의 공공재인 철도, 도로, 전력,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등이 공동으로 건설된다면 동북아 지역 협력은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이를 위해 남북의 긴장완화 수준, 북한의 개방화 의지 및 접경지역에 대한 개방화 속도, 국제경제자유지대의 제도화 등 변화 속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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