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은 30일 10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1.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6월(0.4%) 이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증가폭에서도 3월(1.3%) 이후 최고치다. 또 전문가 예상치(-2%)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경제산업성은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용 부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자부품 및 장치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었다"며 "이는 1998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의 10월 산업생산 호조는 9월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의 여파로 중국 수출이 대폭 줄면서 산업생산도 4.1%나 감소한 데 따른 기저 효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본 경기가 당분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ㆍ4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으로 3.5% 감소한 데 이어 4ㆍ4분기에도 0.4% 후퇴하면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전자부품의 생산과 수요는 예측하기 어려워 전반적인 산업생산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중국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일본 경제도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다마 유이치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중국 경제도 4ㆍ4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보여 일본 수출도 호조를 나타낼 것"이라며 "내년 1ㆍ4분기에는 일본 경제도 성장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일본중앙은행(BOJ)의 인플레이션 상승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0%를 나타냈다. 전문가 예상치인 -0.1%를 소폭 웃돈 것. 일본의 근원 CPI는 최근 다섯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토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을 때는 소비자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며 "BOJ의 인플레이션율 목표치인 1%를 한참 밑돌고 있어 통화정책에 대한 완화압력을 더욱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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