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청와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노사정 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 대표 간담회'가 열렸다. 노사정위원회 본위원 10명을 비롯해 산업별 노사단체 대표, 정부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으니 '확대 노사정 회의'라고 할만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놓고 토론을 벌이면서 서로의 입장과 공통과제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노동계와 정부 간에 갈등을 빚어왔던 공공 부문 개혁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사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앞으로 이러한 과제들이 노사정위원회에서 하나하나 다뤄질 것이어서 이날 행사는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이후 사회적 대화의 성공적인 추진을 다짐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화 재개 과정이 순탄치 않았듯이 앞으로의 일들도 결코 낙관할 수는 없다. 통상임금·근로시간 등 여전히 해결이 시급한 노동현안이 적지 않고 노동 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중장기적인 개혁과제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단기간에 원만한 합의가 도출되리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특히 노동계의 경우 어렵게 대화복귀를 결정해놓고도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정부가 단기 성과에 집착해 미리 결정해놓은 정책의 통과의례로 노사정 대화를 이용하지 않을지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때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활용하고자 했지만 그 역시 실패로 끝난 전례가 있다. 철저히 승패를 따지는 여야 정치권이 타협을 이루기는 더 어려웠다.
이제는 충실하고 진심 어린 대화와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신뢰는 대화의 전제가 아니라 오히려 중단 없는 대화의 결과이다. 아울러 급조되는 추상적 합의문 몇 쪽보다 객관적인 실태와 문제들, 노사정의 입장과 대안이 풍부하게 드러나는 종합보고서가 대타협과 문제 해결에 훨씬 더 유용하다.
끝으로 언론은 선정적인 갈등 이슈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노사정 지도자들의 용기와 결단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을 위대하게 만든 것도 바로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리더십에 있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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