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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자체 사업계획 발표 선거 운동 아닌가

서울시가 1일 강남 COEX와 잠실권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발 청사진을 내놓았다. 시 당국은 예정됐던 일정일 뿐이며 6·4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시민은 많지 않다. 이미 지방선거 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시점이다. 현직 시장의 연임을 도우려는 의도가 없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지역개발 정책과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은 재건축 연한 10년 단축, 용산 개발사업 재개 등을 다짐했고 경기도에서는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 영남권의 경우 신공항 건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무상' 공약 바람도 거세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무상버스를 내세우자 다른 지자체에서도 100원 택시, 무료 콜버스 등 공짜 시리즈가 줄을 잇는다. 케이블카 건설 약속이 난무하고 있고 박정희시·박태준항 등 황당한 공약들까지 거론된다. 듣기에는 솔깃하겠지만 경제성이 없어 폐기된 국책과제들을 지역개발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한 게 대부분이다. 상당수는 재원조달 방안조차 명확하지 않은 설익은 내용이다.

지자체의 돈줄이 마르고 빚은 갈수록 늘어가는 마당에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2012년 말 기준 지자체 부채는 총 43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지방교육재정 부채까지 더한 총부채는 110조원에 이른다. 오죽하면 안전행정부가 재정기능이 마비된 지자체에 파산을 선고할 수 있는 자치단체 파산제 도입을 추진할 정도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무리하게 추진된 지자체 공약이 국민들과 국가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주는지는 이미 뉴타운 개발에서 경험한 바 있다. 수조원에 달하는 매몰비용 처리가 지연되면서 주민과 기업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재원대책 없는 공약은 지방재정에 재앙으로 돌아올 뿐이다. 유권자들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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