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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옛날 그림 들고 서울·제주 여행

■옛 그림 따라 걷는 서울길, 옛 그림 따라 걷는 제주길(최열 지음, 서해문집 펴냄)



무학 대사가 산줄기를 따라 백악산 밑 남경(南京)에 도달해 "여러 곳 물이 모두 모이는 그 사이에 백악산(북악산)이 서리어 얽혀서 온 나라 산수의 정기가 모인 곳"이라며 도읍으로 추천하자, 태조 이성계가 '한양'이라 이름 짓고 1394년 10월25일 천도를 단행했다. 조선 후기의 화가 김수철은 화폭을 둘로 나누어 위로 산악, 아래로 도시를 그려 서울을 담았다. 산악의 왼쪽은 월암에서 인왕산까지 흰 호랑이요, 오른쪽 낙산에서 응봉까지는 푸른 용이며, 저 멀리 삼각산에서 도봉산이 구름처럼 솟구치며 한양의 기운을 보여준다. 화폭 아래쪽 도시는 군왕이 머무는 창덕궁만 2층 전각으로 솟아 있고, 필동의 노인정, 동쪽으로 흐르는 청계천이 보인다.

미술평론가 최열이 옛 사람들이 남긴 서울의 풍경화를 들고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옛 그림 따라 걷는 서울길'을 펴냈다. 서울길은 김수철의 '경성도'로 시작된다. 이어 백악산의 서쪽 줄기 인왕산 만을 부각시켜 그린 수작으로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강희언의 '인왕산도'가 이어진다. 같은 인왕산을 두고 두 화가가 너무도 다른 느낌으로 그렸지만 수려한 기세와 작가적 필치는 탁월하다. 산을 오를 때마다 같은 산이어도 매번 달리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책은 김홍도의 '규장각'을 비롯한 궁궐과 종묘로, 유숙의 '세검정', 권섭의 '홍지문', 김희성의 '동대문 오간수문', 김석진의 '압구청상', 정선의 '양화진' 등지를 두루 훑는다.

저자는 또한 제주의 풍경을 그린 '탐라순력도'를 주축으로 '옛 그림 따라 걷는 제주길'도 함께 펴냈다. 1702년(숙종 28년) 당시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은 제주도 구석구석을 순시했는데, 순시 길에 동행한 화공 김남길이 제주도의 관아 건물과 군사시설, 지형, 풍물 등을 그린 41폭의 화첩이 바로 탐라순력도이다. '탐라순력도' 이외에 '10경도'와 '내왓당 무신도' 등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그림을 통해 옛 제주도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통의 여행서적이 고화질의 생생한 사진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우리의 전통그림을 따라가며 그 속에 담긴 옛 사람의 정취까지 함께 느낄 수 있게 해 소중한 책이다. '…서울길' 만5,000원, '…제주길'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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