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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없어 못 팔아" 행복한 비명

"일본차 공세 거세지만… 현대차, 없어서 못 팔아요"<br>■ LA 현대차 딜러점 르포<br>"제네시스 브랜드 가치 쑥쑥… 렉서스 ES와 동급이죠"

미국 로스앤젤레스 푸엔테 힐스의 현대차 딜러점에서 한 세일즈맨이 고객에게 에쿠스의 기능을 설명해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맹준호기자



"현대차, 없어 못 팔아" 행복한 비명
"일본차 공세 거세지만… 현대차, 없어서 못 팔아요"■ LA 현대차 딜러점 르포"제네시스 브랜드 가치 쑥쑥… 렉서스 ES와 동급이죠"

로스앤젤레스=맹준호기자 next@sed.co.kr













미국 로스앤젤레스 푸엔테 힐스의 현대차 딜러점에서 한 세일즈맨이 고객에게 에쿠스의 기능을 설명해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맹준호기자

















엔저·원고도 큰 흐름 못바꿔… 디자인·품질로 올 20% 성장
보험 등 원스톱 서비스… 구매, 3시간이면 OK
연비 사태도 신속 대응 후유증 찾아볼 수 없어

"지난해 재고부족으로 고생깨나 했지만 판매가 전년 대비 20%나 성장했습니다. 올해도 20%는 추가 성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어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푸엔테힐스 지역의 현대자동차 딜러점. 이곳은 미국 내 820개 현대차 딜러점 가운데 시설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약 1,700대를 판매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일본차가 사상 유례없는 공세를 폈지만 현대차는 1년 내내 공급이 판매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면서 "최근의 엔저ㆍ원고 현상도 이 같은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딜러점 대표인 샘 리 사장은 차가 잘 팔리냐는 질문에 "없어서 못 팔 지경"고 잘라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차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딜러점을 방문해 자신이 타고 온 차를 딜러점에 팔고 새로 구입한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간다. 상담부터 할부금융ㆍ보험갱신까지 모든 절차가 3시간 내에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딜러점에 차종ㆍ옵션ㆍ색상별 재고가 넉넉해야 차가 잘 팔린다. 백화점 의류매장이 스타일ㆍ색상ㆍ사이즈별로 상품을 넉넉히 갖춰야 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는 이곳 대표의 말은 물량만 더 있다면 얼마든지 더 팔 수 있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 딜러점의 마이클 김 이사는 "평균 재고가 200대인데 지난해에는 200대 넘게 판매한 달도 있었다"면서 "한달치 재고만 가지고 영업을 하는 셈이어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 대표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현대차 미국 공장이 3교대 근무제 도입 등을 통해 생산량을 8% 늘리기로 했고 무엇보다 3년 전부터 시작된 급성장동력이 아직 식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내 모든 현대차 딜러들이 물량부족에 시달리지만 모두 지난해보다 13~14% 정도는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현대ㆍ기아차 딜러들은 3년 전부터 시작된 이 같은 성장세가 '디자인과 품질의 힘'이라고 보고 있다. 디자인과 품질이 좋아지면서 판매량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고 딜러점 오너와 세일즈맨의 자부심과 자신감도 높아졌다. 그리고 이는 다시 영업력 증대와 판매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시장이 전년 대비 13.4% 성장한 가운데 현대ㆍ기아차의 판매 증가율은 11.4%에 머물렀다. 반면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26.6%, 24%씩 판매가 늘었다.



숫자로만 보면 현대ㆍ기아차가 일본 차에 밀린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이곳 자동차 업계의 시각이다. 일본 차의 신장률에는 2011년 성적이 너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고 현대ㆍ기아차의 증가율은 물량부족 사태 속에서 나온 것이라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일본 차 업계는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완전히 경쟁력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는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정책까지 등에 업고 지난해보다 더욱 강한 판매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리 대표는 여기에 대해서도 "일본 메이커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이 마련돼 있다"면서 "현대차의 품질력으로 엔저ㆍ원고 현상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급차 '제네시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렉서스 'ES'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고 '제네시스 쿠페' '벨로스터 터보' 같은 소수고객을 위한 고성능차가 인기를 더해감에 따라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다시 '엘란트라(국내 아반떼)'와 '쏘나타' 등 대량판매 차종의 판매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학을 졸업하고 갓 취업한 젊은이들이 처음 사는 차로 아반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현대차 돌풍이 시작된 3년 전에 차를 산 고객들의 리스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도 딜러들의 희망을 더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리 대표는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현대차의 연비과장 사태에 따른 후유증이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김 이사는 "본사는 힘들지 몰라도 고객과 딜러점은 속으로 웃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김 이사는 "고객은 갤런당 1~2마일에 불과한 연비차이 때문에 폐차 때까지 보상금을 받게 되니 좋은 일이고 고객을 한번이라도 더 만나야 하는 딜러점 입장에서는 주행거리를 확인 받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을 앉아서 만날 수 있으니 이 또한 좋은 일 아니냐"고 했다. 리 사장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신속하게 보상방안을 밝힌 현대차의 초기 대응이 좋았다"면서 "연비 얘기는 이제 완전히 조용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ㆍ기아차의 미국시장 물량 부족은 장점과 단점 양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미국시장이 활황을 맞은 상황에서 생산시설의 한계로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도요타의 경우처럼 어느 순간 차가 잘 안 팔리는 상황을 맞을 경우도 상상해야 한다.

미국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공장은 특성상 일단 짓고 나면 계속 풀가동을 해야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서 "생산이 판매를 못 따라갈 정도로 타이트한 현대ㆍ기아차의 수급상황은 리스크가 낮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안정적인 구조라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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