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사상 처음 70%를 기록하면서 '깡통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되돌려받을 수 있는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깡통전세는 집주인이 집을 팔더라도 전세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대출 총액과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의 70% 이상일 경우 깡통전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재건축 이주 수요와 월세가 전세를 밀어올리는 문제로 인해 당분간은 전세가율의 고공행진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세입자들이 전셋값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철저하게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깡통전세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등기부 등본을 통해 집주인의 대출 규모를 파악하는 일이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배당 1순위가 은행이 되고 세입자는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에 보증금을 완전히 보장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매매가 3억2,000만원에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인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갔을 때 9월 평균 낙찰가율인 88.8%를 적용하면 낙찰가는 2억8,416만원이 된다. 집주인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를 적용해 대출을 받았다면 1억9,891만원은 은행이 가져가고 세입자는 남은 금액인 8,525만원만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아 대항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온전한 대항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저당권 등 선순위 권리가 생기기 전에 전입신고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전세권 등기 설정을 진행하게 되면 전세기간이 끝난 뒤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소송 없이 경매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낙찰가에서 전세금을 배당 받을 수 있다. 다만 집주인에게 사전 동의를 받고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등의 서류를 구비해야 한다. 전세권 등기 설정 역시 확정일자를 부여 받는 것처럼 선순위자가 있다면 전셋값을 100%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깡통전세 위험에서 벗어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주택보증과 서울보증보험 두 가지 상품이 있으며 가입금액에 따라 보험사가 피해 금액을 직접 보상하는 형식이다. 대주보의 경우 '9·1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로 수도권과 이외 지역 보증금 한도를 각각 4억원, 3억원으로 1억원씩 높였다. 서울보증보험의 상품은 아파트 전셋값의 100%까지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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