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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양적완화도 효과 없을 것" 잿빛 전망 잇달아

올 G7 대공황 이후 첫 1%대 물가 전망… 지구촌 '디플레 공포'


'디플레이션의 악순환(deflationary spiral)'이 세계 경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유럽은 이미 디플레이션의 문턱을 넘어섰고 다른 선진국들도 올해 2%를 밑도는 저물가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디플레이션은 성장부진에 따른 수요감소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친 결과다.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전날에 이어 또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압력을 고조시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2.11달러(4.2%) 추가 하락한 배럴당 47.93달러에 마감했다. 배럴당 48달러가 붕괴된 것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도 2달러 이상 더 떨어져 배럴당 51.10달러로 마감하며 50달러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면서 선진국의 장기국채 수익률도 연일 하락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1.94%로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저치인 0.265%까지 떨어졌다. 독일 국채 10년물도 역대 가장 낮은 0.446%로 내려앉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전체가 마이너스 물가에 진입할 공산이 크다. 최근 발표된 독일의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은 0.1%에 그쳤고 스페인과 키프로스는 같은 기간 각각 -1.1%, -1.5%를 기록했다. 7일 발표되는 유로존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0.1%로 예상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양적완화(QE)로 디플레이션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ECB가 은행들이 보유한 국채를 사들이더라도 은행들이 기업·가계대출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성장 구조를 탈피하려면 실물경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ECB가 돈을 풀더라도 자산가격 등에만 일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이 물가하락→소비 및 투자 지연→성장률 하락→물가하락의 디플레이션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는 비관론이 가득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과 경제전문가들이 갈수록 유로존 경제회복에 비관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롬바르드스트리트 리서치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양적완화는 게임체인저(판을 흔드는 요인)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일본도 유가급락으로 물가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WSJ는 7일 일본은행 관계자를 인용해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1.2%인 2014회계연도(2014.4~2015.3)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은행은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2014회계연도 물가전망치를 1.9%에서 1.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현재 세계 주요 경제권 중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역시 물가 상승률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3%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상반기로 관측되는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예상마저 제기되는 상태다.

한편 저유가에 따른 미국 에너지 및 관련산업들의 타격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내 철강업계 2위인 US스틸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탐사 및 시추에 쓰이는 철강제품의 수요가 크게 줄어 근로자 756명을 구조조정한다고 밝혔다. 미 산업계에서는 국제유가 급락의 유탄을 맞아 발생한 첫 대량해고 사례다. 에너지 분야의 경기둔화는 파이프·산업재 등 소재산업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WSJ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지난해 3·4분기 5%의 '깜짝' 성장을 달성했지만 4·4분기에 이미 성장 모멘텀이 꺾였고 올 들어서는 더욱 둔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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