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반도체ㆍ은행주 등 그동안 강세장에서 소외됐던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주의 경우 D램 가격 반등과 함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에 대해 “단기적 상승은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반도체주, D램 값 반등은 단기 모멘텀=반도체주는 그동안 주가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D램 가격 탓에 초강세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러나 D램 가격이 지난 5월 말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타자 삼성전자ㆍ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59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5월 저점 대비 11.1% 올랐고, 하이닉스는 3만4,700원으로 저점 대비 22.8% 상승했다. 조선ㆍ철강ㆍ기계ㆍ화학업종에서 차익 실현을 한 투자자들이 가격 메리트가 높은 반도체주를 대안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 기관은 6월 들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꾸준히 순매수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도체주의 선전에 대해 “장기적인 추세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선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강세는 대만업체의 생산량 차질에 따른 것으로 단기적인 추세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이번 D램 가격 반등이 단기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오는 7월까지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D램 현물 가격 폭등이 반도체 주가의 단기 상승에 탄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아직 반도체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은행주, 6~7월 반등 기대해볼 만=지난 3월 이후 소강 상태를 보여온 은행주 역시 단기적으로 ‘비중 확대’를 해볼 만한 업종으로 꼽힌다. 다른 업종에 비해 저평가 상태이고 하나금융ㆍ신한지주ㆍ외환은행 등 주요 은행의 오버행 부담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홍진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지난 3개월 동안 코스피지수 대비 21.4%나 밑돌았다”며 “금융업 내에서도 수익성에 비해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금융지주의 오버행이 해소되면서 다른 은행주의 주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가 6월 들어 순유입세로 전환되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은행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ㆍ4분기 실적과 마진 추이도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6월 말 내지 7월 초를 전후로 은행주 주가가 10~20% 정도 반등할 것”이라며 “다만 은행주가 장기적으로 더 높은 주가 상승률을 시현하기 위해서는 산업 재편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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