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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지역 시민단체 업그레이드해야
입력2007-06-24 15:54:47
수정
2007.06.24 15:54:47
지역개발이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주민과 지역 NGO가 주장을 달리하며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주민과 지역 NGO가 견해와 행동을 함께 했던 과거는 이제 옛날 얘기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가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도 항간에서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인천지역에 크고 작은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간에 개발문제를 놓고 부딪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큰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계양산 개발과 경인운하 건설사업이다.
롯데건설이 인천 계양산 자락인 목상ㆍ다남동 일대 75만평에 골프장ㆍ테마파크을 건설하려 하자 인천 녹색연합 등 인천지역 45개 시민 단체들이 골프장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200여일 동안 나무 위에 올라가 시위를 하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명색이 환경을 중요시하는 이들이 나무 위에 올라가 6개월 이상 시위를 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시민 단체들의 주장은 이렇다. 진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계양산에 특정인들을 위한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시민들의 환경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논리다. 하지만 영세농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인근 주민 대부분은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들어 개발에 찬성하고 있다. 주민과 시민단체가 ‘엇박자’ 행보를 보이면서 시민단체의 정체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경인운하 건설사업도 시민단체와 주민들간에 대립각을 세우며 20년째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지역이 남북으로 단절되고 쓰레기 매립지의 오염물질 유입으로 생태환경이 악화된다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인천ㆍ부천ㆍ김포 등 굴포천 유역 주민들은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상습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도권 신항만 화물수요를 흡수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과 시민단체의 대립 사례가 빈발하는 것은 주민들이 실익을 추구하는데 비해 시민단체는 명분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즉, 주민들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비전과 경제적 효과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는 이상적이고 지엽적인 문제를 추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지역 시민단체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전체적인 관점에서 폭 넓게 사태를 파악하고 외국의 사례연구를 통해 글로벌적인 시각을 갖춰야 한다. 시민운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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