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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대대적 세일 공세로 내수시장 점유율 70%마저 무너진 현대ㆍ기아차가 공격적인 저가(低價) 마케팅에 나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입차를 포함(상용차 제외)한 현대ㆍ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71.7%에서 올해 5월 현재 69.9%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38.7%에서 38.4%로 소폭 줄었고 기아차는 33.0%에서 31.5%로 하락 폭이 더 컸다. 반면 수입차는 지난해 10.0%로 두자릿수에 턱걸이했지만 올해는 월간 판매 신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5월까지 11.8%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에 현대ㆍ기아차는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전면적인 가격인하 정책을 펴고 있다. 아울러 기존 모델에 사양을 업그레이드한 연식 변경 모델이나 내외관을 개선한 부분 변경 모델의 가격을 올려왔으나 최대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된 쏘나타의 연식 변경 모델인 '2014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의 2.0 터보 모던 트림에 고급 편의사양을 추가하면서도 45만원이나 가격을 낮췄다. 판매 비중이 높은 2.0 CVVL 모던 모델은 LED 주간 전조등, 18인치 휠&타이어,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등을 더했지만 가격은 7만원만 올려 고객들은 40만원 수준의 가격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각종 편의사양이 추가된 '2014 뉴 쏘렌토R'는 R2.0 모델의 경우 최고 170만원이나 값을 내렸다. 부분 변경 모델인 '더 뉴 K5'는 기본 모델인 디럭스에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 이중접합 소음차단 글라스 등의 편의사양을 추가했지만 가격은 동결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될수록 고객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최대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거나 가격을 올리더라도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기 위해 각종 사양을 추가한 모델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 70% 탈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국산차 판매가 부진한 것과 달리 매달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수입차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국산차 고객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가격 인하 정책이 특히 눈에 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주력 모델인 캠리의 가격을 지난달부터 300만원이나 깎아주며 현대차 쏘나타와 가격 차가 없음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혼다와 닛산 등의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중형ㆍ준대형 시장에서는 국산차와 일본차가 비슷한 값에 팔리는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나고 다양한 모델과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수입차 점유율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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