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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하고 난 뒤에는 최소한 3부 요인이나 5부 요인을 청와대에 초청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주셔야 한다.”(정의화 국회의장)
지난해 12월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공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회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 쓴소리를 청와대에서 반영한 걸까. 발언 이후 첫 해외 순방을 다녀온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5부 요인(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국무총리)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이날 5부 요인의 청와대 초청은 지난 11일 오후까지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11일 저녁때 청와대 쪽에서 국회의장에게 직접 연락이 온 것 같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초청이 있기 전까지 정 의장은 이날 광양에서 열리는 입법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할 계획이었다.
그간 국회의장실 측은 대통령이 국회와 소통을 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 의장 역시 수차례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소통을 주문했다.
청와대와 국회의 불통에 따라 최근 불거진 문제가 바로 현역 국회의원의 정무특보 겸임 논란이다. 의장실 측은 “정무특보 논란 역시 사전에 청와대에서 국회와 자주 대화를 갖고 미리 자문을 구하면 이처럼 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같은 불만에는 정 의장의 개인적 소신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평소 정 의장은 ‘국회의장’이 국회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작년에 예산안을 12년 만에 제때 통과됐을 때도 정 의장은 대통령의 전화를 나름 기대했는데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먹통 됐던 대통령과의 ‘핫라인’이 재가동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정 의장은 박 대통령이 직접 받는 연락처를 받고 두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대통령과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장실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회와 대통령 간의 소통이 강화되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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