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차이는 아니다. 그러나 흑이 덤을 내기 어려운 바둑이다. 창하오는 흑45, 47로 좌변 수습에 나섰다. 좌변은 원래 백의 세력권인데 이 방면이 모두 공배로 변한다면 흑도 희망을 품어볼 수 있을 것이다. 백50은 가장 강경한 추궁이지만 사실은 위험한 수였다. “이렇게까지 심하게 추궁할 필요가 없는데…. 자기 약점만 보강해 버리면 이기는 바둑이야.”(서봉수9단) 참고도1의 백1로 젖혀 중원의 등을 튼튼히 하는 것이 가장 쉬운 승리의 길이었다. 좌변의 흑에게 대여섯 집의 실리를 제공하는 것이 다소 아깝긴 하지만 중원쪽의 두터움은 거의 10집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백11까지로 마무리했으면 더이상 아무 변수가 없었다. 흑61이 마지막 패착이었다. 참고도2의 흑1, 3으로 백대마의 사활을 한번 추궁하는 것이 마지막 노림이었다. 백4에는 흑5, 7로 계속 추궁한다. 우변에서 뻗어나온 백대마는 여전히 미생이라는 것이 포인트. 이 코스였으면 아직 형세불명이었다. 백64를 보자 서봉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선언했다. “끝났어.” 주변에서 구경하던 기자들은 이창호의 렉서스 승용차를 화제로 삼고 있었다. 제1회 우승자인 이창호는 상금 3천만엔 이외에 렉서스를 부상으로 받았다. 제2회부터는 현물로 주지 않고 현금 5백만엔을 얹어주기로 했다. “현찰이 나아요. 난 운전면허도 없으니까.” 이세돌이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한 말이었다. 188수끝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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