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7.16포인트(1.01%) 하락한 1만6,446.8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17.68포인트(0.94%) 내린 1,870.85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31.33포인트(0.76%) 떨어진 4,069.29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 하락은 미 산업생산과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실적이 예상 밖으로 부진하자 미 경제 회복세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전날에 이어 6개월래 최저치 기록을 경신한 것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의 증시 급등 부담감으로 투자가들이 악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마이클 제임스 주식 거래 담당 전무는 “지금 시장의 주요 분위기는 신중하고 예민하다”며 “수익을 내기보다는 자금을 보존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처럼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중소형 지수인 러셀 2000지수의 하락 폭이 컸다.
이날 증시는 산업생산, 주택지표 부진 등의 여파로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지속했다. 미 4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6% 감소하며 예상 증가율인 0%보다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201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반면 고용 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 10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9만7,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2만4,000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7주만의 최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 32만건을 밑도는 것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도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 상승했다. 이처럼 소비자 물가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목표치에 이르면서 연준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월마트의 주가가 실적 실망감에 2.43% 하락했다. 월마트는 이날 올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5% 감소한 35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순이익은 주당 1.10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1.15달러를 밑돌았다. 또 이날 페이스북과 구글 주가가 각각 2.23%, 1.27% 하락하는 등 기술주들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