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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훔쳐보기]김문수의 진로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문수(63·사진) 경기도지사가 26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끝내 차기 총리로 낙점을 받지 못했다. 전날 기자들과의 공관 오찬에서 “청문회에 나가더라도 걸릴 것은 없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던 그로서는 서운할 노릇이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주민등록을 옮긴 것이 제일 많이 언급되는데 나는 봉천동과 부천 딱 두 번 이사했다”며 “대학을 25년 만에 졸업했기 때문에 학위에 관심이 없고, 논문은 쓸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연쇄 낙마사태로 곤경에 처했던 상황에서 구원투수를 자임한 순간이었다.

김 지사는 안 후보자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5월 22일 총리로 지명될 때도 2배수까지 후보로 올랐었다는 후문이다. 당시 4·16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심판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강골검사 출신인 안 후보자와 정치력과 행정경험이 있는 김 지사가 떠올랐던 것이다. 그렇지만 “3년 반 뒤에 있는 대통령 선거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김 지사의 말처럼 대권을 노리는 김 지사에게 박 대통령의 집권 2년차에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당시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법조 후배인 안 전 대법관에 밀렸고 이번에는 아예 정홍원 현 총리의 유임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김 지사는 총리직을 맡아 각종 개혁을 힘있게 추진하고 싶어 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박 대통령은 대선 잠룡군인 김 지사가 총리가 될 경우 책임총리로서 일정부분 권력을 나눠줘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오는 30일 8년간의 지사 생활을 마치고 정치적 활로를 모색한다. 이를 위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사무실도 마련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7월 14일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고 7·30 재보선에서 정몽준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동작을 출마를 염두에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전대 출마의 경우 서청원·김무성 양강 구도가 확고하고 준비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근 동작을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측근들 사이에는 전대에서 3~4위를 하면 원외 최고위원으로서 월·수·금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 지사는 일단 25일 마감된 새누리당의 재보선 후보자 공모에 신청하지 않고 당의 전략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김 지사는 현직 단체장이 재보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120일 전에 사퇴해야 돼 경기도 재보선 지역 5곳에는 나갈 수 없다. 하지만 동작을은 페루에서 6개월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월드프렌즈 도시행정 분야 자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귀국해 용호상박의 접전이 예상된다. 더구나 26일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가 7·30 재보선 지역에서 제외됨으로써 전국 15곳의 재보선 지역 중 서울은 동작을 하나밖에 없다. 현재 동작을에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안철수 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26일 동작을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변호사,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상임고문, 허동준 지역위원장, 정의당에서 노회찬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특별한 계획은 없다”며 “이달 말 (2~3일 내) 가서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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