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회고록의 발간 시점을 놓고 친박계와 친이계 의원들 간 의견이 엇갈렸다.
친박계 안홍준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회고록 발간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2년밖에 안 된 시점에서 회고록을 통해 재임 중 업적에 대해 평가하기에 이르다는 취지에서다.
반면 친이계 김영우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정책적인 면에서 솔직한 고백록"이라며 "현 국정의 난맥상을 헤쳐나가는 데 활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회고록 발간을 놓고 정치적으로 해석해 진영 싸움에 이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회고록 내용을 놓고도 친박계 의원과 친이계 의원은 서로 맞섰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히는 자원외교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사업 가운데 캐나다 하비스트 정유사는 완전히 실패한 사례 아니냐"며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업을) 시행했던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자원외교 같은 경우 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 할 문제"라며 이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또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가 걸림돌이었다고 기술한 것을 놓고 친박계는 강하게 반박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당시 박 대통령의 반대는 지역균형 발전, 신뢰정치만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정치 공학적인 고려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고록에서 이 전 대통령은 "전혀 근거 없는 추론이었지만 내가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내정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며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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