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의 오마하 강당. 민주당 대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함께 등장했다. 힐러리는 "버핏룰은 백만장자들이 소득의 최소 3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나는 이보다 더한 것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순간 강당에 있던 청중 800명 사이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세계 2위 부자인 버핏이 힐러리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공식 선포하는 순간이었다. 버핏룰은 연소득 20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소 30%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버핏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식화했다.
클린턴 전 장관과 함께 연단에 선 버핏룰 창시자 버핏은 부자증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최상위 400명의 소득은 7배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이들에게 적용된 평균 세율은 3분이1가량 떨어졌다"며 "하지만 2013년 세율이 인상되면서 최상위부자와 나머지 일반시민들 간의 격차는 다소 줄었다"고 주장했다. 세율인상이 빈부격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숫자를 예로 들며 설득한 것이다. 클린턴이 이날 버핏을 대동하고 유세에 나선 것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를 큰 차이로 이기고 있지만 버핏을 내세워 중산층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클린턴의 버핏룰 채택은 민주당의 '좌향좌'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표는 중산층에서 얻으려 하면서 자금은 월가에서 조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힐러리가 과연 중산층을 위한 세금과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월가 금융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에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클린턴 전 장관과 함께 연단에 선 버핏룰 창시자 버핏은 부자증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최상위 400명의 소득은 7배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이들에게 적용된 평균 세율은 3분이1가량 떨어졌다"며 "하지만 2013년 세율이 인상되면서 최상위부자와 나머지 일반시민들 간의 격차는 다소 줄었다"고 주장했다. 세율인상이 빈부격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숫자를 예로 들며 설득한 것이다. 클린턴이 이날 버핏을 대동하고 유세에 나선 것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를 큰 차이로 이기고 있지만 버핏을 내세워 중산층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클린턴의 버핏룰 채택은 민주당의 '좌향좌'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표는 중산층에서 얻으려 하면서 자금은 월가에서 조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힐러리가 과연 중산층을 위한 세금과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월가 금융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에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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