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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서울 구조를 결정한 것은 경복궁이다. 경복궁이 조선의 정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를 중심으로 도시가 짜여진 것이다. 조선이 서울(당시 한양)을 수도로 삼은 것은 고려시대 남경을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경 궁궐은 고려 숙종시기인 1104년 완공된다. 순수 공사기간만 3년 가까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궁궐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참고할 기록이 있기는 하다. 조선왕조를 창업한 태조 이성계는 권중화 등 신하들을 한양에 보내 신생왕조의 종묘와 사직ㆍ궁궐ㆍ시장 등의 터를 살펴보게 했다. 권중화 등은 이에 대해 고려 숙종대에 경영했던 궁궐 옛터가 너무 좁아 그 남쪽에 새 궁궐을 짓고 또 그 동쪽 2리쯤 되는 곳에 종묘를 만들자고 보고했다고 한다. 이를 감안하면 고려 숙종대의 궁궐 위치는 조선 궁궐보다 북쪽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청와대와 경복궁 사이의 어디다. 고려 궁궐터의 발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진처럼 경복궁이 들어서 있고 또 북악산 아래에는 일제시대 총독관저에 이어 청와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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