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세계인구는 70억명이다. 계속 늘고 있다. 2100년에는 100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인구(人口)'라는 말 그대로 식량 생산량은 적은 데 먹을 '입'이 많아지면서 모두가 가난해진다는 것일까. 멜서스의 이론처럼 말이다. 아니면 오히려 노동력이 많아지니 공동생산을 통해 생산량을 훨씬 크게 늘일 수 있다는 것일까.
책 '100억명'은 세계 인구의 증가 과정을 분석하면서 앞으로 맞닥뜨릴 이슈를 찬찬히 짚어준다. 멜서스의 '인구론'을 비롯, 대부분의 인구 관련 책들은 비관론이 많다. 반면 '100억명'의 저자는 나름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했다. 저자는 양극단을 지양하면서 '현실적 개혁주의자'(practical possibilist)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인류는 결국 더듬거리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책은 세계 인구가 50억명이 되기까지의 인류 역사를 훑은 뒤 10억명씩 증가할 때마다 벌어진 이슈를 장별로 분석했다. 이어 80억명(2025년), 90억명(2045년) 단위로 미래 이야기를 이어간다. 마지막 두 장에서는 '100억명이 된다면'과 '100억명이 되지 않는다면'으로 나눠 분석했다. 저자는 인류가 100억명이 되면 희토류가 미래자원의 핵심이 되리라고 예측했다. 또 전세계에 국경이 사라지고,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며, 대학이 오만하고 공허한 교육의 장에서 벗어나 훨씬 더 다닐 가치가 있는 곳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100억명이 되지 않는다면 인류는 조금 더 풍족한 삶을 누리게 되리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물론 이에는 인류가 불평등을 줄이면서 더 조화롭게 살아가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값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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